환경지키는 터틀봇부터 로봇팔 청소기까지...‘CES 2025’ 달군 로봇들
첨단과 혁신의 미래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본격 개막하면서 세상의 눈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쏠리고 있다. 올해 전시를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로봇’이다. 5년전 첫선을 보인 뒤 완성체로 재등장한 삼성전자의 야심작 ‘불리’ 집사로봇을 필두로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로봇들이 전시장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눈길을 사로잡은 CES 2025의 로봇들을 만나보자.
◇바다의 수호자= 미국의 수영장 청소기 브랜드 비트봇(Beatbot)은 자사가 보유한 115개의 발명 특허와 최신 수중 청소기술을 기반으로 해양생태계를 수호할 로봇 거북이를 선보였다.
‘로보터틀(RoboTurtle)’로 명명된 이 로봇은 해양 생태 연구, 환경 보존, 재난 대응을 위해 설계됐다. 거북이를 모방한 4개의 다관절 발과 자체 부력시스템을 이용해 땅과 바다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다양한 해양 지형과 해류를 극복하며 환경적 악영향 없이 수중 탐색이 가능하다. 또한 초정밀 스마트 센서와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스스로 감지해 목표를 자동 추적하며, 구동 전력은 등껍질 부분의 태양전지 패널로부터 얻는다.
비트봇은 로보터틀이 기름 유출, 해저케이블 절단, 멸종 위기종 등의 모니터링을 통해 주요 상황변화를 조기 발견하고 추적·경고하는데 최적의 효용성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기관과 비정부기구, 환경보호단체, 연구소 등 타깃 고객이다.
◇팔 달린 로봇청소기= 지금껏 로봇청소기는 청소성능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 중국기업 로보락은 이런 관행에 반기를 들었다.
로보락에서 공개한 ‘사로스 Z70(Saros Z70)’은 로봇팔이 달린 AI 로봇 청소기다. 이 녀석은 작동 전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수건, 양말, 휴지, 슬리퍼 같은 물건을 미리 치워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준다. 청소기를 시작하면 상부에서 5축 접이식 로봇 팔 ‘옴니그립(OmniGrip)’이 나와 카메라와 정밀센서, LED 조명을 이용해 300g 미만의 장애물을 감지하고 집어 들어 쓰레기통, 빨래바구니 등 지정된 장소에 놓아둔다.
사전등록된 108개에 더해 AI의 학습을 통해 최대 50개의 새로운 물건을 인식·처리할 수 있으며, 무게센서가 300g 이상의 물건을 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을 막아준다. 상용모델이 상분기 중 출시될 예정(가격 미정)이라 곧 사용후기를 볼 수 있다.
◇일상의 자동화= 가정이나 회사에서는 귀찮지만 꼭 해야만 하는 반복적인 소일거리들이 존재한다. 빨래 개키기, 설거지, 청소하기, 물건 옮기기 등이 그것이다. 이에 지쳤다면 미국 오픈 드로이드(Open Droids)의 집사로봇 ‘R2D3’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R2D3는 2.2m의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최대 8㎏의 물건을 들 수 있는 두 팔이 AI와 비전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귀찮은 일상을 대신 처리해준다. 손에 추가 장치를 부착하면 냉장고 속 음료수 캔을 따서 가져다줄 수도 있다. 지게차처럼 레일을 따라 상반신의 높이를 자동 조절할 수 있으며, 오픈소스 플랫폼을 지향해 머신러닝으로 특정 장소에서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교육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이 로봇은 재활센터에서 시범 운용되고 있으며, 핵심 잠재적 시장으로 반복작업이 많은 레스토랑 주방에 주목하고 있다. 1개월 임대비가 5만5000달러(약 8000만원)에 달해 일반가정에서 쓰기에는 시기상조지만 관련시장이 확대되면 가정용 버전의 출시도 기대된다.
◇걷는 의자= 일본 지자이(Jizai)의 6족보행 반려봇 ‘미모(Mi-Mo)’는 CES 2025에 등장한 가장 기괴한 로봇으로 꼽힌다. 생김새가 나무로 만든 탁상의자를 똑 닮아 마치 의자가 걷는듯한 모습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프로토타입이라 상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로봇은 AI와 비전·오디오센서로 스스로 생각하고 주변 환경에 적응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주인과 대화하고, 주인을 위해 컵을 가져오는 등의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는 게 지자이의 설명이다.
탁상용 미니 버전은 약 3500달러(약 500만원), 실물 버전은 약 3만달러(약 4300만원)의 가격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