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33% 오를때 코스닥은 23% 추락…국내 증시 1년간 254조 증발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에서 253조9320억원이 증발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966조9570억원,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333조8740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당시의 2126조3720억원, 429조3910억원보다 각각 159조4150억원, 94조5170억원 줄었다.
이중 삼성전자의 시총 감소액이 148조51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도 삼성전자에 집중돼 각각 10조3780억원, 3조939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수로 보면 1월 2일 기준가 2655.28이었던 코스피는 12월 27일 종가 2404.77로 9.43%, 코스닥은 866.57에서 665.97로 23.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58%, 나스닥지수는 33.37% 올랐다. 또 일본 닛케이225지수 20.37%, 중국상해종합지수 14.26%, 홍콩항셍지수 17.82% 각각 상승했다.
34개국 40개 국가대표지수의 연초 이후 등락률을 비교했을 때 코스닥의 하락률이 가장 컸다. 코스피 하락률은 러시아(-18.94%), 브라질(-9.77%)보다는 높았지만 37위로 부진했다. 미국 증시가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여타 주요국 증시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 역대급 하락을 한 것이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부진에 하반기 들어 환율 상승, 정국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올해 증시는 30일 마무리되지만, 내년 증시 전망도 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그에 따른 정책 변화라는 대외 환경은 세계 각국이 공유하는 위기이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한국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개선보다는 악화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가 환율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정국 불안 장기화로 인한 성장 둔화 및 국가 신인도 하락이 환율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