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새해 새 드라마 라인업은?...'우주정거장에서 조선시대로'
액션·로맨스·사극 등 색다른 재미
2025년 을사년의 시작을 알릴 드라마가 찾아온다. 3년간 말만 무성했던 공효진·이민호 주연 tvN ‘별들에게 물어봐’부터 액션, 로맨스, 사극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지닌 스토리가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작품 기근에 시달리던 방송사에게 단비 같은 시청률을 선사할지, 플랫폼 간 협업을 통해 효율까지 극대화한 1월 드라마 라인업을 살펴봤다.
스크린에서 TV로 돌아온 배우들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배우들이 대거 TV로 온다. 먼저 얼마 전 개봉한 ‘소방관’, ‘범죄도시 3’ 에 출연한 배우 이준혁이 한지민과 함께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 출연한다. 그동안 영화에서 범죄자, 비리 검사, 부패 경찰 등 주로 악역을 맡아온 그의 커리어와 정반대되는 로맨스 연기를 볼 기회다. 이준혁은 외모면 외모, 능력이면 능력 모든 것이 완벽한 비서 유은호를 연기한다. 한지민과 이준혁 둘의 얼굴 합만으로도 벌써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BS에서 1월 3일 공개될 예정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영화 ‘뺑반’으로 바쁜 2019년을 보냈던 공효진은 이민호와 함께 500억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로 컴백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해 후반 작업이 다른 드라마보다 5배 더 오래 걸렸다는 이 작품은 촬영 종료 후 2년을 더 기다려 시청자들과 만나게 됐다. 드라마 ‘파스타’ ‘질투의 화신’을 쓴 서숙향 작가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박신우 PD가 힘을 합친 작품이다. 1월 4일 tvN에서 첫 방송되며 이민호·공효진이라는 한류스타를 내세워 방영 전 이미 글로벌 OTT넷플릭스 편성을 결정지었다. 이로써 전 세계 시청자들이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밀수’로 스크린을 도배했던 김혜수는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난다.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검찰,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들을 추적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의 정의로운 팀장 오소룡을 연기한다. PD 한도 역은 ‘더 글로리’의 하도영으로 잘 알려진 배우 정성일이 맡았다. 트리거는 1월 15일 디즈니+를 통해 전세계에 스트리밍된다.
처음, 처음, 처음 드라마들
1월 공개 예정인 드라마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유독 많이 붙는다는 것이다. 배우 이준혁은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 처음으로 로맨스에 도전한다. ‘비밀의 숲’, ‘범죄도시’ 등 주로 장르물에 출연한 탓에 항상 먼지 많고 시체 가득한 현장에 있었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 주인공인 유은호라는 인물이 오히려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한국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우주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작 기간만 5년, 촬영은 1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효진은 출발 신만 몇 주를 찍었고, 무중력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죽을 만큼 고생했다고 한다. 그동안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K-우주 스토리에 한 획을 그을지 기대가 된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혜정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차주영은 2025년 1월 6일 첫 방송되는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드라마 ‘마인’에서 재벌가 차남으로 앞뒤 얼굴이 다른 악역을 연기해 주목받은 이현욱 역시 ‘원경’에서 이방원 역을 맡아 첫 사극 출연을 신고한다.
이 조합 가능? 신선한 조합들
한지민과 이준혁, 공효진과 이민호, 김혜수와 정성일, 차주영과 이현욱까지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남녀 주인공의 조합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이들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이준혁은 ‘로맨스 퀸’인 한지민에게 많이 배우며 설렘과 웃음, 따뜻함이 가득한 장면들을 탄생시켰다고 전했다. 이민호는 별들에게 물어봐 제작발표회를 통해 "공블리를 20대부터 만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늦게 만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공효진은 이민호를 ‘듬직한 파트너’라며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의 촬영장에서 전우애도 생겼다"라고 전했다.
김혜수·정성일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작품 안팎을 넘나들며 탄탄한 팀플레이를 선보인다. 특히 전작에서 차갑고 냉소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정성일이 사회성이 제로인 낙하산 PD 한도로 분해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조선시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여걸 원경왕후를 연기한 차주영은 "내 인생에 두 번은 없을지도 모르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 시청자들이 마지막 회까지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소회를 남겼다.
매번 보던 조합이 아니라서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어떤 케미스트리를 낼지 드라마를 봐야 알 수 있겠다. 과연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웃어줄 것인지.
프리퀄과 본편을 동시에 기획한 ‘원경’
‘원경’은 이방원을 왕에 오르게 한 킹메이커이자 세종대왕의 어머니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원경왕후 이야기를 다룬다. 이 드라마는 본편과 프리퀄을 동시에 기획하고 제작해 선보이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했다.
프리퀄(prequel)은 어떤 작품의 이야기보다 선행하는 사건 또는 앞선 시기를 다룬 작품을 일컫는 말이다. 문학·연극·영화 모두에게 적용되며 작품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얼마 전 방송된 MBC ‘수사반장 1958’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수사반장’보다 앞선 시대를 다룬 프리퀄이며, 최근 개봉한 영화 ‘무파사’ 역시 ‘라이언킹’의 프리퀄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작품이 발표된 이후 공개되는 것이 보통인데, ‘원경’은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한 이야기의 시작과 끝인 프리퀄과 본편을 거의 같은 시기에 공개한다.
제작진은 "‘원경’이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져 있는 원경과 이방원, 부부 사이의 애증을 그린다면, 프리퀄인 ‘원경: 단오의 인연’은 두 남녀가 궁에 들어오기 전 원경의 처가에 살며 서로를 연모한 10년의 세월을 그린다. 이후 이 부부가 어떻게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를 즐기는 방법이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원경’은 2025년 1월 6일 티빙에서 1화를 선공개하고 이어 오후 8시 50분 tvN에서 1화를 첫 방송한다.
다변화되는 시청자들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OTT와 방송사, OTT플랫폼 간 협업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원경’은 처음부터 방송사인 tvN과 OTT티빙이 공동 기획했다. 디즈니+의 글로벌 흥행작 ‘무빙’은 MBC와 협업해 1월부터 매주 일요일 밤 시간대에 2회차씩 방영한다. 넷플릭스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해 SBS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1월부터 SBS ‘런닝맨’,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스트리밍할 예정. 애플 TV는 티빙과 콘텐츠 협약을 맺고 대표작인 ‘파친코’ 전편을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존을 위한 협업"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콘텐츠 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