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올해 성장률 2.1% 예상…내년 1.9%엔 하방 압력"
"환율 1430원 유지되면 내년 물가상승률 1.95%" "추경,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 보여줘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해 4분기 성장률을 애초 0.5%로 예상했는데 0.4%나 그보다 조금 더 낮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이 앞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였다.
이 총재는 "수출은 예상대로 유지되는 것 같지만 소비 지표인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하락하는 모습"이라며 "경제 심리 지수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마이너스 0.06%포인트(p)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또 원·달러 환율과 관련, "특정 환율 수준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도 변동성이 커질 때는 단호하게 완화할 마음이 있다"며 "아주 많은 양을 개입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 변동성이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언급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되면 경제도 정상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 직후 환율 변동성이 높아져서 여러 개입 등으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했고, 지금은 다시 안정돼서 전반적인 달러 움직임과 같이 움직이고 있지 않나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지면 계속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할 것"이라며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밑으로, 4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환율이 1,430원으로 유지될 경우 우리 물가상승률이 0.05%포인트(p) 정도 오를 것"이라며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9%로 전망했으니까, 1.95% 정도로 될 거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2% 밑에 있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에선 환율 변화가 (물가보다) 금융 안정이나 심리에 주는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안이나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여야 합의로 할 수 있는 것은 빨리 처리하고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럴 때 재정이 (경제에) 긴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그는 "경기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가급적 여야정이 빨리 합의해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도 좋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 때처럼 무조건 재정을 푸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타깃해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