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美 주식·펀드로 ‘엑소더스’ ...‘강달러’ 부담보다 높은 수익률 매력

최근 일주일 북미주식형펀드 설정액 9313억 증가

2024-12-18     채수종 기자
/연합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과 펀드 투자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강달러’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수익률 매력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펀드 사들이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8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북미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7일 기준으로 지난 1주일동안 9313억 원이 증가했다. 탄핵 등 정치 불확실성이 컸던 이 기간동안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262억 원이 빠져나갔다.

직접 해외주식 투자도 지난 일주일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144억 9117만 달러(약 164조 81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예탁원이 자료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지난 3일 1070억 3735만 달러(약 154조 802억원) 대비 해당 기간동안 국내주식 투자자가 예탁원에 맡긴 외화증권 규모는 약 10조 7000억원(6.96%) 늘어난 것이다.

정국 불확실성으로 ‘서학개미’들의 해외 이동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실제 증권사별 연초 대비 현재까지 해외주식 자산규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6일 기준 해외주식 자산규모 30조원을 돌파했고,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11월 초 기준 잔액이 36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더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도 1430원대에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보다 0.1원 오른 1439.0원으로 개장해 3.4원 내린 1435.5원에 마감했다.

강달러 기조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미국 주식 이주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 3대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이 지난 1년간 28.71% 오르는 동안 코스피는 되레 3.62% 내렸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미국 수익률이 높았기 때문에 고환율에도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미국 주식 투자가 더 쉬워지면서 일정 부분 자산이 미국 중심으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주식의 수익률이 개선되면 국내 주식 비중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