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 감소에...국내 금융시장 복원력 작동됐다
정치 불확실성 감소로 국내 금융시장에 복원력이 작동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회복으로 방향을 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62포인트(0.67%) 오른 2511.08로 출발해 장중 2515.62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차익매물이 나오며 5.49p(0.22%) 하락한 2488.97로 약보합 마감했다. 장중 251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8일(2513.63)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이어온 만큼 2,500선 안착을 앞두고 코스피가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는 6.08p(0.88%) 오른 699.81로 출발해 장중 700선을 넘었으나, 4.80(0.69%) 상승한 698.5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7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정치 불확실성 감소 영향을 받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는 계엄령 이후 나타났던 외국인 수급 및 주가 측면의 부정적 센티먼트에 반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레벨 다운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증시는 주가 회복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아직 헌법재판소 심리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있는데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약화돼 증시 반등 폭은 제한될 여지가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헌법재판소 인용 여부 등을 고려 시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또한 한국 경제지표가 둔화를 가리키고 있어 정책과 거시경제 등의 명확성이 나올 때까지 주식시장은 상단이 막혀있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원위치로 되돌아 가려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비상계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6일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하락한 1431.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420원대까지 하락하다가 1435원으로 2.0원 상승마감했다. 환율은 계엄 이전 1400원대 초반에서 계엄 직후 4일 새벽 장중 1442.0원까지 치솟았으며 이후 1430원대에서 1420원대를 향해 도전하는 모습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남아있지만 외국인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환율 하락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가 가세할 경우 환율은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이번주에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어 흐름이 변화할 수도 있다. 오는 17~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견조한 소비 및 고용 지표를 감안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깜짝 금리 인상과 같은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국내 증시와 환율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분은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예외주의 지속·트럼프 2기의 무역분쟁 등이 달러 강세를 유도할 공산이 커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아세안+3 경제협력 금융안정 포럼’에서 "(국내 정치 상황이)수습절차 측면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현재 한국의 경제시스템은 굳건하고 긴급 대응체계도 안정적으로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