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배신자들 제명해야" vs 오세훈 "탄핵심판 서둘러야"

2024-12-15     전경웅 기자
지난해 한 행사장에서 만난 홍준표 대구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자 탄핵 가결을 선동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파를 당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통과된 뒤 ‘잠룡’으로 거론되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놨다. 홍준표 시장은 ‘친한계 배신자’에 대한 제명을 촉구하는 한편 당내 결집과 우파 진영 독려에 나섰다. 반면 최근 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낸 오세훈 시장은 "헌법재판소가 빨리 탄핵 심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시장은 지난 14일 탄핵안이 통과된 뒤 "한동훈과 레밍들부터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탄핵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 정비다.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친한계를 가리켜 "언론 낭인 출신, 뉴라이트 극우 출신, 삼성가노(家奴), 철부지 6선, 탄핵 찬성 전도사 철부지 초선 등 이들은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배신자들"이라며 "제명해야 한다. 제명하지 않고는 이 살벌한 탄핵 정국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어차피 이들(친한계)은 앞으로 또 소신을 빙자해 당의 결속을 훼방 놓을 민주당의 세작들"이라는 게 홍 시장의 지적이었다.

홍 시장은 이날 다른 글을 통해서는 "야당의 폭압적인 의회 운영에서 비롯된 비상계엄 사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당 지도부는 양심이 있다면 총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탄핵)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들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라며 "그 12표는 정치권에서는 대강 추측할 수 있다. 비례대표야 투명인간으로 만들면 되지만 지역구 의원들은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15일에도 한 대표와 친한계를 직격했다. 그는 "소원대로 탄핵소추 됐으니 그만 사라지거라"라며 "게속 버티면 추함만 더할 뿐 끌려 나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를 향해 매몰찬 비판을 가하던 홍 시장은 당 의원들과 당원들, 지지자들에게는 "전쟁은 지금부터"라며 "마음을 다잡고 힘내자"라고 독려했다.

그는 "또 다시 헌정중단 사태를 맞이하게 돼 국민들께 죄송하기 그지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탄핵으로 보수세력이 탄핵당한 건 아니다. 좌절하지 말고 힘내자"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90명이면 탄핵정국을 돌파할 수 있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 정비부터 하고 탄핵 정국에 한마음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범죄자(이재명)를 대통령으로 만들 리가 있겠느냐"며 "예전처럼 포기하거나 우왕좌왕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반면 지난 12일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오세훈 서울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이제 시급한 일은 사회·경제적 안정"이라며 "이를 위해 헌법재판소의 공정하고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라며 "당은 이 일로 분열하지 말고 다시 뭉쳐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야를 넘어서 서민경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거국적 협력과 위기 극복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항상 모든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과정이나 국민의힘 문제 등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당 지지층을 다잡거나 포용하는 내용도, 탄핵 가결에 앞장 선 한 대표와 친한계에 대한 비판도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이미 기정사실처럼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