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체포 안된다, 국가 이성 회복하자

2024-12-11     자유일보

국가 이성(國家理性·Raison d’Etat)은 국가가 국가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도덕적·법적 행동의 총체적 판단 기준이다. 마키아벨리가 처음으로 정치학에 도입한 개념이다. 이론적 기초는 인간의 이성과 합리, 과학주의에 두고 있다. 12월 3일 계엄령 사태 이후 한국사회는 국가 이성이 붕괴되고 있다. 국가 이성 붕괴는 국가 붕괴로 가게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막아야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11일 용산 대통령실을 압수수색 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 출석한 오동운 공수처장은 "상황이 되면 윤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장의 이같은 발언은 무정부 상태를 유발하는 극히 위험한 생각이다. 대통령 책임제 헌법 하에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구속되면 헌정 질서 붕괴로 가게 된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가려면 대통령이 헌법적으로 궐위 상태가 돼야 한다.

대통령이 헌법적 궐위 상태가 되려면 첫째, 국회에서 탄핵이 결의되어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가 되든가 둘째, 대통령직 자진 사퇴로 헌법적 대행 체제로 이행돼야 한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 구속 상태는 헌정 질서 혼란→무정부 상태 진입→국가 붕괴를 불러온다. 작금의 정치 위기는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를 초래한다.

헌정 질서가 붕괴되면 경제 붕괴로 가는 것은 필연적이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데는 결정적 힘을 발휘하지만, 미국의 헤지 펀드가 우리의 자본 시장을 봐주진 않는다. 도리어 공격할 것이다. 지금도 정부가 우리 기업들을 지켜주지 못하는데, 무정부 상황으로 가면 우리 기업의 방어망이 사라진다. 98년 외환위기 때 우리가 경험했듯이 우리 기업들이 헤지 펀드에 의해 헐값에 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3일 계엄 사태 후 1주일여 지난 지금까지 여야 정당 및 조중동 등 언론, 일부 군인들과 정부 고위 관료들, 경찰·검찰·공수처 등이 국가 이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대외 신인도 추락이 그대로 해외 시장에 반영되고 있음을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한다. 정치 위기가 경제 붕괴를 불러오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경제 붕괴를 초래하는 현직 대통령 체포는 안 된다. 우리 모두 국가 이성부터 회복해야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