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선교훈련생들, ‘존 로스 성경 역사극’ 전국 교회서 공연

2024-12-04     최성주 기자
존 로스 선교사 역할을 맡은 북한사역팀장 트레버 폴리 목사가 탈북민 학생 두 명과 함께 조선 초기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조선에 보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순교자의소리

탈북민 선교사 훈련학교 학생들이 스코틀랜드에서 만주에 파송된 존 로스 선교사의 일대기를 다룬 역사극을 무대에 올린다.

한국순교자의소리(대표 현숙 폴리)는 ‘존 로스 성경 역사극’을 준비해 전국 교회의 신청을 받아 공연한다고 3일 밝혔다.

공연은 존 로스 선교사가 성경을 번역해 조선 땅에 전해준 이야기를 다루며, 현숙 폴리 대표가 각본을 섰다. 배역은 순교자의 소리에서 운영하는 유유 선교사 훈련학교에 다니는 탈북민 학생들과 순교자의소리 CEO 에릭 폴리 목사, 북한사역팀장 트레버 폴리 목사가 각각 맡았다.

현숙 폴리 대표는 "존 로스 성경 역사극은 순교자의 소리에서 출판한 최성일 교수의 책 ‘최초의 한국어 성서와 한국 개신교의 기원’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이 책과 존 로스 역사극이 1880년대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지금도 동일한 사건들이 북한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 대부분은 청년이 아니라 노년의 여성이다"며 "탈북민 학생들은 자신들도 하나님 말씀을 신실하게 전하고, 한국교회 기독교인들에게 자신들의 조상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공연을 관람한 뒤 "북한에서 복음이 시작되었고,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렸던 북한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고 있지만 하나님이 암울한 조선 시대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존 로스와 조선인들을 사용하여 성경을 조선어로 번역하고 목숨 걸고 성경을 밀반입시켰다는 역사의 뿌리는 몰랐다"며 "이번 역사극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엄청난 스토리가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한 목회자는 "북한 할머니들의 열정적인 공연을 보고 가슴이 더 뭉클했다. 이 역사극이 평양과 의주뿐 아니라 황해도 소래 지역에 있는 교회들에서도 공연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편, 순교자의소리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북한에서 복음을 전하다 목숨을 잃은 순교자가 3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 사람들 사이에 가장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는 오해는 현재의 정치 상황 때문에 북한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면서 "순교자의 소리는 여러 나라의 지하교인들과 협력하여 매년 4만 권 이상의 성경을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인권 보존기록소는 2000년에 성경을 직접 본 북한 내부 주민이 사실상 단 한 명도 없었지만, 2020년 최신 자료에서는 북한 내부 주민 중에서 성경을 직접 본 사람이 약 8%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조선 초기 기독교인들이 가졌던 사명감"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오늘이 바로 북한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 날"이라며 "우리는 140여 년 동안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북한 사람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해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생명을 드린 신실한 증인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