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방장관 등 특사단 방한…무기 지원 요청한 듯

2024-11-27     정수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5일 이탈리아 피우지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우크라이나 외교장관 회담에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특사단이 27일 오전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특사단은 이날 폴란드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윤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 우리 정부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특사단은 우리 정부와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무기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사단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구체적으로 자국에 필요한 무기 리스트도 건넸을 것으로 추측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이르면 27일 한국 측 담당자를 만나 대공 미사일 등 지원 희망 무기 리스트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무기 요청은) 우리 대표가 방한할 때 이루어질 예정"이라며 "우리는 정말로 도움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방공시스템, 155㎜ 포탄 등 포(artillery) 전력 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특사단 방한을 앞두고 일단 155㎜ 포탄은 물론 방어무기인 호크 대공 미사일 등의 비축현황을 확인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어떤 무기든 결정만 내려지면 지원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응기조를 무시할 순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우리 정부의 무기 지원은 상당한 딜레마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때부터 수차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 기조를 밝혀 왔다. 그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한 마이클 왈츠 공화당 하원의원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거기다 러시아의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도 작지 않은 부담이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인 살상에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탄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