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방위 러북압박 다자외교…트럼프 시대 불확실성 대비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5박8일간의 다자외교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서울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페루 리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각각 열린 이번 APEC·G20 다자외교 무대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비판하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불확실성에도 대비했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을 더욱 체계적으로 다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관계개선을 도모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APEC과 G20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거둔 성과는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G20 1세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러시아 외무장관 전면에서 "국제사회가 불법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중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일본, 캐나다, 호주 등 각국 정상들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 국제기구 수장들도 잇따라 러시아를 성토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러북 문제 대응이 한미동맹, 한미일 삼각 협력과 서방 우방국들과의 공조에 상대적으로 쏠려 있었다면 임기 후반기를 맞은 시점에 국제사회 연대의 지평을 넓힌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서는 중국 관련 행보도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도발과 러북 군사협력에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윤 대통령을 먼저 초청했고 양 정상 모두 ‘초청에 감사한다’고 했다"며 "내년 우리가 경제 APEC을 주최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시 주석께 자연스럽게 방한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 한미·한일 정상회의도 가졌다. 곧 퇴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상시 협력 사무국 설치에 합의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한미일 3국 협력의 제도화를 공고히 하고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선 것은 트럼프 시대에 대비해 이중 안전장치 구축 작업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우리 외교지평과 실질협력을 중남미 대륙으로 확대한 의미가 있다.
페루 공식 방문에서는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방산 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베트남, 브루나이, 캐나다 정상들과도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번 두 다자회의에서 계층 간 격차완화, 식량문제, 기후위기 논의에 주도적 목소리를 내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책임외교도 펼쳤다. 개도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선진국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자처했고,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 내내 내년 경주 APEC를 홍보하는 데도 열을 올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내년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천년고도’ 경주에서 개최된다"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