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이어 지하철 노조 투쟁에 수도권 열차 지연…출근길 시민들 '불편'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에 이어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도 ‘준법투쟁’(태업)에 나섰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동열차 일부가 지연 운행되면서 서울 지역 출근길 혼란과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일부 역에서 열차가 평소보다 서행하거나 잠시 멈춰서기도 했고 역에서는 지연 운행을 사과하면서 급한 승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준법투쟁은 쟁의행위인 태업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등 법규가 요구하는 조건대로 행동하거나 시간 외·휴일 근로 거부, 정시퇴근 또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인정된 휴가 단체사용으로 업무능률을 저하하는 행위를 말한다.
20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수도권 전철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을 운행하는 수도권 전동열차 470여대 중 23대가 예정보다 20분 이상 지연됐다.
내달 파업을 예고한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정차·휴게 시간을 엄격히 지키는 식의 준법 운행을 당분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날에 이어 수도권 전철과 경의중앙선 중심으로 열차 지연 운행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KTX와 일반열차는 정상 운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가 공동 운영하는 전철 1·3·4호선의 경우, 그 동안 한쪽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나머지 기관이 임시 열차를 투입해 운영 차질을 보완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기관 노조가 동반 태업에 돌입했고 내달 초 모두 파업을 예고하면서 대체 운영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18일부터,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부터 태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부족 인력 충원, 기본급 2.5% 인상, 인력 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초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구조조정 철회, 안전 인력 확충,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임금 삭감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내달 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에 더해 지하철 9호선 언주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에 해당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메트로9호선 지부도 오는 28일 경고 파업 후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번 동반 태업으로 시민들이 출근길에 불편을 겪었다. 이미 만원인 열차가 예정 시각보다 줄줄이 늦게 도착해 승강장에 대기 중인 승객들이 탑승하지 못했고, 평소 2분에 1대 오던 열차가 5분에 1대, 1분에 1대 등 들쭉날쭉하게 도착하기도 했다. 모든 기관사가 태업에 가담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태업을 벌이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노조는 공사 직원의 60% 정도만 가입돼 있다. 일부 열차는 승객이 모두 탄 뒤에도 1분여 동안 문을 연 채 출발하지 않았다. ‘감시·처벌 없는 일터 쟁취’라고 적힌 피켓을 운전석 유리창에 붙인 열차도 있었다.
지하철 첫차가 지연 운행되면서 평소와 달리 열차 객실은 서울 경계를 지나면서부터 승객들로 가득 찼다. 지연 운행으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새벽 첫차부터 발 디딜 틈 없는 혼잡한 상태로 운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