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노인 시설 태부족...그룹 상가 경로당으로 활용"
부영그룹 회장 겸 대한노인회 회장...다양한 구상 내놔 노인연령 상향·재가임종 제도 등 제안..."미리 준비해야"
"전국에 있는 부영 단지 상가의 빈 곳에 경로당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시설을) 만든다고 해도 몇백 개 정도겠지만 일단은 빈 상가를 다 체크해보라고 했습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룹 소유 상가를 경로당 등 노인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1000만 명에 이르는 노인 인구 대비 노인 시설의 수용률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노인 인구 대비 경로당 수용 인원은 서울과 부산 기준 각각 12%, 11% 수준이다. 앞으로도 전국에서 경로당 7만 개 이상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9대 대한노인회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법정 노인 연령을 기존 65세에서 75세로 매년 1년씩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50년께 노인 인구가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인 연령을 75세로 상향 조정하면 경제 활동 인구가 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노인이 75세까지는 (경제) 활동에 참여해야 사회적 부담도 완화된다"라며 "고갈 우려가 나오고 있는 (국민)연금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노인 연령 상향에 따른 노인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금피크제 활용, 정부와 기업 간 분담, 일자리 없는 노인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 복지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앞서 올해 초 2021년 이후 출생한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자녀 1명당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출산장려금에 관심을 갖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사내 출산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회장이 이렇게 출산율부터 노인 복지까지 폭넓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인구 문제가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부동산과 인구는 한없이 느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부동산은 불변이지만 인구는 국가가 필요한 경우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그래서 인구 얘기를 하고 있다. 20년 후를 보면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재가(在家) 임종 제도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노인들이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마지막을 맞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일반 가정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노인 돌봄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외국인 인력 양성에 발벗고 나섰다. "현재 라오스와 캄보디아에서 2년제 간호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선 한국에서 취업을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간호대 설립 인가가 나서 학생을 선발 중입니다. 지금은 학생 100명으로 시작하지만 수요 공급에 따라 최소 40만~50만 명은 더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필리핀 가사 관리사처럼 이들 외국 간호조무사를 국내 노인 돌봄에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