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그냥 둘까?…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 설치 합의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협력을 위한 사무국을 설치하기로 했다. 일부 매체는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에 대비한 3국 협력의 안전판"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현재 한미일 3국 정세를 보면 ‘안전판’이 아니라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의를 통해 상설기구인 ‘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 설치에 합의했다.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때 나왔던 3국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윤 대통령은 "협력 사무국은 3국 간의 더 큰 협력을 이끄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심의관급, 미국은 부차관보급, 일본은 부국장급이 이사를 맡아 운영이사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일단 출범 첫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 맡기로 했다. 임기는 2년이며 한국, 미국 일본 순서로 돌아가면서 맡기로 했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인적교류를 비롯해 역정보 및 인지전 대응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사항을 점검·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 협력사무국 소식을 전한 국내 언론들은 "그러나 이번 남미 순방을 계기로 추진했던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간의회동은 불발됐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이 무산됐다"고 전하면서 마치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한 뒤 3국 협력을 무너뜨릴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 현지에서 나오는 보도 등을 보면 트럼프 당선인은 2기 정부 출범 전부터 한일과의 관계를 바이든 정부 때와는 다르게 재설정하되 1기 때와 달리 ‘협력’에 더욱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게 나온다.
용산 주변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한일과의 관계를 과거처럼 가져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우려하는 대목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안팎에 ‘반트럼프 성향’ 인사들이 많아 미국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잘못된 전망과 이를 토대로 한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미일 3국 협력사무국 창설에 합의한 만큼 내년 1월 20일 트럼프 정부 2기보다 앞서 사무국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한일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