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김태리 "답은 없어도 충분한 성장이라 생각"
소리는 물론 안무, 사투리까지 따로 배워 "‘떡목’ 표현하려 몇시간 물 안 마시기도"
"‘주인공으로서 사랑스러움을 지키는 방향의 연기를 해야 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구체적인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답이 없어도 충분한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7일 끝난 tvN 드라마 ‘정년이’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김태리가 18일 소속사를 통해 이같은 종영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 마음 한편에 ‘무언가 조금 더 해볼 수 있는 것이 있었을까’하는 아쉬움을 매주 느꼈다는 것이다. 김태리는 "100화가 넘는 원작 웹툰을 12부짜리 드라마로 만든 만큼 함축된 서사 안에서 매번 다음 장면을 납들시킬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이 모두에게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정년이’는 50년대 여성 국극을 소재로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가려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16.5%로,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시대극인 데다 국극이라는 소재의 특성상 배우들은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야 했다. 전남 목포에서 상경한 천재 국극 배우인 정년이를 맡았던 김태리는 소리는 물론 안무, 사투리까지 따로 배워야 했다. 김태리는 "당장 소리 연습을 시작했다. 모든 분야를 기초부터 시작했다"라며 "권송희 소리 선생님과는 2021년 첫 수업부터 소리를 주고받았고, 김수연 명창에게도 몇 번 수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떡목(얼어붙어 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태)이 된 정년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몇시간 동안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목을 긁어가며 소리 연습을 하기도 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보람있는 여정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이번 드라마의 흥행으로 이제는 사라진 여성 국극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이다. 최근에는 원로 여성 국극 배우들이 재조명되면서 원로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특별 공연이 예정돼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김태리는 "소리와 무대 연기에 대한 부담,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까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며 "기적처럼 단기간에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