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기차, 美에 발등 찍히나…연쇄타격 우려에 산업부 ‘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에 대해 축소가 아닌 폐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폐지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현재 논의대로 폐지가 확정될 경우 K-전기차의 큰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트럼프2기 행정부가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보조금의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RA 세액 공제 폐지는 트럼프 당선인이 줄곧 언급해 온 ‘세금 감면’ 연장을 위해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에너지정책팀은 대선 승리 후 여러 차례 회의를 했고, 일부 회의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바이든 행정부의 IRA 개편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IRA는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만 차량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IRA 폐지보다는 혜택 축소를 할 것으로 전망 해왔다. 하지만 실제 새 행정부가 ‘폐지’로 가닥을 잡을 경우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어 미국에 진출한 한국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CEO도 장기적으로는 경쟁사에 더 치명적일 것이라며 보조금 폐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지어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도 각각 완성차업체와의 합작 법인 또는 단독 공장 형태로 미국에 공장을 짓는 중이다.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던 우리 기업들은 IRA 축소·폐지 시 투자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아직 IRA 관련한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성급하게 판단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