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태권도 '통일' 품새->'창훈' 품새 변경 추진"

북한 내 태권도 권위자 최홍희 필명 따 명칭 변경 추진

2024-11-14     문은주 기자
지난 6월 16일 북한 신미리애국열사릉에서 최홍희 전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 사망 22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된 후 태권도전당에서 북한 선수들이 시범 경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

북한이 태권도 품새 중 하나인 ‘통일’의 명칭 변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은 내년 10월 이탈리아 베네치아 북동부의 예솔로에서 열리는 ITF 총회에서 기존 ‘통일 ’품새를 ‘창훈’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창훈’은 태권도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고(故) 최홍희 ITF 초대 총재의 필명이다. ITF는 최 총재가 1966년 서울에서 만든 단체지만, 최 총재가 박정희 정권과의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한 뒤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북한 주도 성향을 갖게 됐다. ITF는 남한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과는 다른 단체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선언의 연장선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통일·민족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작년 말 두 국가론 선언 이후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올해 초부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기구 폐지,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철거에 이어 평양 지하철역 ‘통일역’을 ‘모란봉역’으로 바꾸는 등 전방위적으로 통일·동족 개념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