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통일 이후 북한 선교 미리 준비해야"
■ ‘북한 선교·복음 통일’ 전략 통일 과정서 교회 역할 더욱 중요 재건될 북한 교회는 교육 사업과 사회 봉사를 중점적으로 펼쳐야 통일 시대 준비하는 사명감 강조
한반도에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이 존재한다. 통일시대를 바라보며 북한선교와 복음통일을 위한 전략이 뒷받침돼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장통합(총회장 김영걸 목사) 이북노회협의회(회장 권호일 목사)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이북노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제109회기 북한선교 세미나를 개최했다.
총회 북한선교연구소 주관으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안교성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북한선교연구소장)가 발제자로 나서 이북노회를 중심으로 한 북한 선교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북노회는 북한에 있는 평양, 평북, 평남, 용천, 함해(함경, 황해) 노회로 1950년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나눠진 특수노회이다. 이북노회의 가장 큰 특징은 민족 복음화의 중심에 있으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으며, 또한 새로운 비전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북한 교인들의 월남으로 남한에서 북한교회를 재건하는 일이 일어났고, 1952년 총회에서는 지역을 잃어버린 노회에서 총대를 파송할 경우 이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비상조치법에 따라 이북노회 총대를 정식으로 인정하게 됐다. 이후 정식 노회로 교단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북한에서 교회가 운영하던 학교를 남한에서 재건하는 교육사업을 펼치게 됐다.
또한 이북노회협의회를 구성해 한민족 통일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북한선교와 평화통일 운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안교성 교수는 "이북노회는 더 이상 지역으로는 갈 수 없는 가상 노회지만 통일시대를 준비하며 특수성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며 "민족복음화와 교포 선교, 남북한 복음화와 세계선교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사명으로 시대적 흐름을 보아야 한다"면서 "통일 전후 선교의 방향을 제시하며 평화통일에 힘쓰고 통일 후 교회 재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북노회협의회는 디아스포라 선교 시대에 기존의 만주 선교와 남한의 피난민 선교를 확대하여 이주민 선교, 해외 교포 선교 등 폭넓은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 재건 운동에 힘쓰며 탈북자들의 지원, 정착, 목회지원, 동원 등 탈북자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교수는 "미래에는 교회가 중심이 되어 북한 사회를 다시 재건하는 역할을 감당했으면 좋겠다"면서 "통일한국 시대에 희망을 주고 열매 맺는 노회로 새 비전을 가졌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점진적인 통일을 위한 계획과 현재의 북한 상황과 국제적인 여건을 반영한 통일 교육 및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한 북한선교 전문가는 "재건될 북한교회는 교육사업과 사회봉사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고, 북한교회가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평화통일의 맥락에서 북한선교가 실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통일 전 남과 북의 심각한 경제수준의 차이, 여전히 대립적인 군사적 긴장상태, 주변 강대국들과의 국제 관계와 질서, 남과 북의 정서적 이질감과 이념적 충돌 그리고 남과 북의 통일인식 차이 등과 같은 문제들이 해소되어야 한다.
이 관계자는 "통일이 단순히 지리적, 물리적 통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통일과 함께 한민족 통일 공동체의 가치를 이루어가는 것이 중요하며, 통일의 과정에서 교회와 지도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전했다.
짐 로저스 수행비서이며 탈북민 방송인 정유나 자매는 지난 3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하며 "북한 청년들이 모여 기도하던 시절, 절대로 정치적 통일 안 된다. 교육적으로도 안 된다. 우리가 흡수통일하면 그들에게 자유주의의 장점을 알려줘야 하는데 세뇌교육을 받고 있는 그들에게는 안 통한다는 감동을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당위성 안에서 말씀을 통한 통일이 완전한 통일"이라며 "우리는 준비해야 하고 북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통일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하나님의 시기에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 형제자매이고 우리와 똑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음식을 먹는다. 8·15의 기쁨을 똑같이 북쪽에서도 누렸고 우리는 한민족이다. 하나님은 기도로 일하시는 분인데 한민족을 품고 기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원호 은혜제일교회 목사는 정유나 자매와 같은 북한의 MZ세대를 위한 통일의 준비로 "북한 MZ세대의 변화와 갈망을 이해하고, 그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접근 방법으로 △인권과 자유의 가치 확산 △사회·경제적 준비와 심리적 지원 체계 강화 △국제적 연대를 통한 인권·사회복지적 지원 강화 △ 남북통일을 위한 사전 준비와 문화적 다리 놓기 등을 제시했다.
최 목사는 "북한 MZ세대는 외부 세계 매체들을 통해 인권과 자유의 개념을 접하며, 자아존중감과 인간적 존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더 많은 정보와 진실을 전달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다만 북한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고려하여 최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이 자유와 인권에 관한 관심을 가질 때 북한 체제에 대한 건강한 의문을 품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탈북 청년들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면하는 도전에 대비해 심리적 상담과 자립을 위한 경제적 교육을 제공하고, 한국 MZ세대와의 교류 기회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먼저 온 통일 탈북 청년들이 자유 대한민국의 진정한 자유를 이해하고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향후 통일 한국에서 문화적 통합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인권 문제는 남북 간 문제를 넘어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북한 MZ세대가 외부 세계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자유와 인권을 추구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