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북한군, 쿠르스크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개시"
北군 우크라戰 참전 확인됨 따라 韓정부 우크라 지원 정책 주목 트럼프, ‘현재의 경계선’ 기준 휴전 거론…"올겨울이 결정적 시점"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내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12일 (이하 현지시간) 확인함에 따라, 북한군의 러시아 전투 지역파병이 한반도 안보와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만명 이상의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를 개시한 정황이 확인되었다"고 공개했다.
북한의 병력 규모와 역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제한적이나,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은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며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다.
지난 6월 푸틴의 북한 방문을 통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러·북조약)을 체결하고, 이 조약을 통해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제4조)는 내용을 포함해 러·북 관계를 군사동맹으로 격상시킨 후, 북한의 무기 제공과 함께 러시아 전투지역으로 북한군 파병을 통해 그 조약 체결의 목적이 드러난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및 상호 군사 지원의 일련의 행보는 유례없는 양국의 군사적 결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 사회는 러시아의 군사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핵역량 강화를 포함한 글로벌 안보 위협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 밀접하게 협력하며 전투 병력의 파병을 통한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뿐만 아니라 향후 제3국 갈등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양상은 유럽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파텔 국무 부대변인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며 북한의 참전 문제가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CNN도 지난 주말인 10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일부 장악 하에 있는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약 5만 명의 병력을 소집했으며, 이 중 북한군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이 본격화된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영토 방어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지난 8월부터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로 진입하며 격전지가 되었다.
미국 정부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직접 참여할 경우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반복해왔다.
이에 대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군의 참전에 대해 논의했으며, 미국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통화 내용을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례 없는 속도의 지원 노력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도 북한군의 참전이 확인됨에 따라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군의 실제 쿠르스크 전투 참여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전투 상황에 따라 대공 및 대전차 미사일 공급을 포함한 방어무기 제공 등 단계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우리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의 김태효 1차장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美국무부 파텔 부대변인은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며 "한국, 일본 및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의 3각 협력 관계를 통해 계속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국방부 역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실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중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와 함께 북한이 러시아와 급속히 가까워지고 파병 단계로까지 진전되면서 북한의 전통적 우방이자 한국전쟁의 파병·원조국인 중국과의 껄끄러워진 관계를 북한과 중국이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도 이목이 쏠린다고 국내외 국방안보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