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연합군 총공세…우크라 전선 예의주시할 때
러시아·북한 연합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총공세를 시작했다. 연극에 비유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막(幕)이 바뀐 셈이다. 이제 제3막이 시작됐다. 1막은 러시아군의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 침공, 2막은 예상치 못한 우크라군의 쿠르스크 지역 역습이다. 11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3막은 러·북 연합군의 쿠르스크 탈환 여부가 핵심이다.
만약 러·북 연합군이 쿠르스크를 탈환하면 푸틴은 유리한 입지에 올라선다. 2014년 크림반도를 먹은 데다 우크라이나 영토인 도네츠크·루한스크 일부 지역을 이미 확보했다. 쿠르스크만 탈환하면 푸틴은 비록 늦었지만 ‘특수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군 통수권자가 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현존 상태에서 전쟁 동결(fire down)을 원한다. 1953년 7월 한반도의 휴전선 성립과 비슷한 모양새다. 이 때문에 러·북 연합군은 쿠르스크 총공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공산권 국가의 전략을 돌이켜보면 1968년 북베트남군의 구정 대공습을 연상할 수 있다. 병사들은 마지막 한 발의 총알까지 쏘고 죽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파병 북한군은 쿠르스크의 넓은 개활지(開活地) 전투에서 그대로 총알받이가 된다. 푸틴·김정은은 이같은 북한군 ‘용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리 군이 쿠르스크에서 5만 명에 가까운 적군과 대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개인 화기(소총·수류탄 등)와 소구경 박격포로 무장하고 배치됐다"고 전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식 출범은 내년 1월 20일이다. 앞으로 두 달간 쿠르스크에서는 한 치의 땅을 더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지나치게 둔감하다. 언론들은 전문적 분석과 전망을 내놓지 못한다. 만약 러·북 연합군이 쿠르스크 탈환에 성공하면 파병 북한군은 개선장군처럼 귀환하게 된다. 100만이 넘는 평양 시민들이 김일성광장에 집결하고 김정은을 위한 승전 열병식이 열릴 것이다. 김정은이 이를 트럼프 행정부 2기를 겨냥한 대미(對美) 전략의 동력으로 활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관단을 대폭 강화해 향후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