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거침없는 사상 최고가 행진...연내 10만달러 돌파 전망도

미국 11일(현지시간) 기준 11% 폭등 8만8000달러 돌파 트럼프 당선 확정전인 5일 오전 7만달러서 일주일만에 25% 올라 국내 코인거래 폭발적 증가로 마이너스 ‘김치 프리미엄’ 탈피 시동

2024-11-12     채수종 기자
트럼프 당선 효과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투자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입어 9만 달러 선을 넘보며 연일 거침없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내 10만 달러선 돌파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직 국내 거래 가격이 해외 가격을 밑도는 마이너스 ‘김치 프리미엄’을 기록 중이지만, 갭 축소에 나선 모습이다.

◇비트코인 연일 사상 최고가 신기록=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11일 오후 4시 27분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98% 급등한 8만8413달러(약 1억2389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처음 8만 달러선에 오른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처음 8만5000 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거침없이 8만8000달러선 마저 돌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5일 7만 달러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약 일주일 만에 25% 이상 뛰어올랐다.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던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정부가 우호적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7.30% 올라 3367달러에 거래됐고, 솔라나는 7.54% 오른 221달러를 나타냈다. 대선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다시 23.68% 폭등하며 0.33달러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 도지코인 가격은 불과 0.16달러였다. 영국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트럼프의 승리로 시장이 열광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약속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연내 10만 달러 돌파 전망=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씨티은행 분석가는 "미 대선 이후 현물 ETF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대선 이후 이틀간 비트코인 ETF와 이더리움 ETF의 순유입액은 각각 20억1000만 달러와 1억3200만 달러였다"고 말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일부 분석가들은 가상화폐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도 가상화폐 거래 폭발= 12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24시간 총거래대금은 21조5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유가증권시장 거래 대금(11조2902억원)과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6조9233억원)을 합한 것(18조2135억원)보다 3조원 이상 큰 금액이다. 포모(FOMO·뒤처지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마이너스 ‘김치 프리미엄’ 탈피 속도= 12일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지표’는 지난 10일 -0.88%로 집계됐다. 지난 7일 -1.97%까지 내려 지난해 7월 2일(-2.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치 프리미엄 지표는 국내외 거래소 가격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이다.

‘김치 프리미엄’이 점차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치 프리미엄’은 일부 알트코인의 경우 지난 2021년에 30%, 2018년에 50%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지금과 같은 마이너스 ‘김치 프리미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발언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심리에 불을 지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인마켓캡이 추산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이날 기준 87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여 만에 80선을 넘어 ‘극도의 탐욕’ 구간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