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선발대, 전선 투입 가능성 있어"

국방정보본부, 국회 국감서 밝혀..."북한군 전사자 발생 뒷받침할 만한 정보는 없어"

2024-10-30     정수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교외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의 화상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타스=연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전선에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성권(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열린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본부 국정감사에서 나온 보고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국방정보본부는 이날 북한군의 전선 투입과 관련해 "쿠르스크 등 전장 이동이 임박했다"며 "일부 선발대가 전선에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방정보본부는 "폭풍군단은 특수부대니까 관련된 지휘관 일부가 선발대로 현지에 갔을 수 있다"면서 "파병된 군인들이 전선에 투입돼 있다는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선발대의 전선 투입 개연성에 대한 근거로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이 이미 오래 전부터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수출했기 때문에 포탄이나 미사일에 준하는 무기가 이미 현지에 있고 기술 인력도 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CNN 등 외신이 북한군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내용에 대해선 "뒷받침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후방에 주둔하는 폭풍군단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에 대해 국방정보본부는 "보병보단 훨씬 전투력이 강하고 정예부대여서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의식한 측면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후방 침투 임무를 갖고 있는 부대가 쿠르스크 등 개활지에서 이뤄지는 전투에는 상당한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러시아에 투입된 북한군의 편제에 대해선 "혼합 편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언어와 지역 문제 등으로 독자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군이 최근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장벽 공사를 하는 데 대해서 국방정보본부는 "전 전선에 걸쳐서 10여 군데 병력이 투입된 흔적이 보였다"며 "앞으로 군사분계선 상의 공세적 군사활동으로 인한 분쟁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성능과 관련해선 "GPS(위치정보시스템)가 일부 장착됨으로써 부양 이동에 관한 능력이 향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선 "혈맹 관계로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상호간 방위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이 드러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주기술, 첨단 군사기술, 나아가 재래식 전력 현대화도 추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남한 대북방송의 영향과 관련해 "북한군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며 "GP(최전방감시초소) 근무자가 우리 대북방송 시간에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남한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북한이 이미 11~12차례 우리 측에 (무인기를) 보내고도 아무런 해명도 사과도 안 했기 때문에 우리도 맞대응보다는 무시하는 게 맞다"고 보고했다.

한편 구글어스가 우리 대통령실과 군사시설 등을 고해상 사진으로 공개하는 데 대해선 "국방부가 2021년부터 여러 차례 개선을 요청했다"면서 "구글 측은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하는 상황이라 한국만 제외하는 것은 불가하며 계속 요구하면 한국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