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였던 한국, 감회 새롭다" 유엔 참전용사 방한 예정

보훈부, 20개 유엔 참전국 참전용사와 가족 63명 초청해 11월 11일 기념해 매년 초청...최고령자는 95세 존 머피

2024-11-06     문은주 기자
지난해 11월 11일 부산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감사 오찬에서 참전용사들과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6·25전쟁 당시 한국을 찾아 희생했던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이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과 전쟁기념관, 부산 유엔기념공원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국가보훈부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63명을 초청하는 재방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은 매년 11월 11일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념하고 유엔 참전국과 함께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정부 기념일이다. 올해는 미국과 호주, 필리핀, 네덜란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벨기에, 스웨덴의 참전용사 12명을 포함해 총 20개 참전국에서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이 한국을 찾는다.

이번에 재방한하는 참전용사 중 최고령자는 95세인 호주의 존 머피다. 왕립보병연대 제3대대 소속으로 1951년 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참전했던 머피 용사는 가평 전투 중 수류탄 폭발로 부상을 입고도 마량산 전투 등에서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경기 가평에서 벌어진 전투로, 중부 전선에 있던 유엔사령부가 뚫리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됐던 중요 전투 중 하나다.

전쟁 이후 처음 한국을 찾는 참전용사들도 있다. 미국 참전용사 아우렐리오 아길라르 루이즈는 1951년 6월, 제1보병사단 소속으로 참전해 샌드백 캐슬 전투, 장진호 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첫 임무로 거제포로수용소 경비 임무를 맡았던 루이즈 용사는 참혹한 기억으로 인해 전쟁 이후 한국을 찾지 못했으나 재방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친구의 추천으로 참전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네덜란드의 니콜라스 포르함 참전용사와 헤르베르트 퀴인 참전용사도 1953년까지 참전한 이후 71년 만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오는 8일 입국해 전쟁기념관과 창덕궁 관람을 마친 후 부산으로 내려가 11일에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과 감사 오찬 등에 참석한다. 이어 12일에는 판문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975년부터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유엔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만 4200여 명이 한국을 찾은 가운데 재방한한 참전용사 대부분은 "아무것도 없던 전쟁터였던 곳에 높은 빌딩을 세우는 등 경제 발전을 이룬 한국의 모습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라는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