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 손 내밀어 악수하되 두 손 들어서는 안된다

2024-11-05     자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김건희 여사 논란’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 윤 대통령은 당초 미국 대선과 G20 정상회의 등 주요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뒤 입장을 밝힐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권에서 국정 쇄신 요구가 분출하는 등의 상황을 감안해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취임 후 4번째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여당 소속 시·도지사, 상임고문 등 원로, 중진 의원들까지 잇달아 쇄신을 요구하는 상황을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일문일답을 통해 어느 정국 현안이건 피하지 않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고언은 이번 기자회견이 결코 ‘백기 선언’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대통령을 향해 쏟아지는 이른바 ‘국정 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과 끝까지 거부해야 할 사안을 칼같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사과해야 할 내용은 사과해야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집권 근거가 되는 가치마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사과해야 할 사안은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다. 김 여사가 서울의소리나 최재영 등 좌파들과 대화를 나눈 것은 우파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다. 국정 운영이나 정치 행보의 실수는 용납할 수 있지만 이념적 정체성은 다른 문제다. 윤 대통령의 위기 탈출은 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우파 시민들의 마음을 회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독단적인 국정 운영이 문제라며 국정 기조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 등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탈원전을 폐기하며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정상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성과는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좌파들이 반발하는 진짜 이유도 이런 국정 기조에 대한 공포와 불만이다.

좌파들에게 동조하는 우파도 많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건국절에 반발해 벌인 난동이 대표적이다. 이런 난동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한 손을 내미는 악수여야 한다. 두 손을 드는 항복 선언이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