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고체추진 ICBM 쏜 듯...尹 "신규 대북 독자제재"

2024-10-31     전경웅 기자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2023년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하는 영상을 조선중앙TV가 9일 방송했다. 사진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추정 신형 미사일. /연합

북한이 31일 아침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국가안보회의(NSC)에 지시했다. NSC는 이날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추가 대북제재를 시행하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쏘았다.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됐으며 고도 7000km까지 상승했다. 1000km 이상을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 항적이 과거 기록을 경신했다며 12축 차량 발사대(TEL)를 이용하는 신형 고체연료 ICBM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이 북한의 신형 ICBM 발사를 포착한 직후 국가안보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북한이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신원식 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NSC 상임위원회는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신규 대북독자제재를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전투병력을 파병한 데 이어 오늘 ICBM 발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또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의 민생을 도외시한 채 한정된 재원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탕진하고 젊은 청년들을 명분 없는 전쟁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NSC 상임위 회의에 따라 정부는 새로운 독자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북한의 상습적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에 대응해 우방국들 및 유엔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스위스 제네바에서 곧 열릴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인권검토(UPR) 심의 등에서 북한인권실상을 공개하는 등 대북압박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과거와 달리 이날은 ICBM 발사 5시간 만에 미사일 발사와 김정은 참관 사실을 공개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힌 발표에서 "미사일 총국이 매우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 오늘 오전 발사한 것은 신형 ICBM"이라며 "전략미사일 능력의 최신 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화성-18형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자랑이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번 발사는 국가수반(김정은)의 지시로 이행됐다"라며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 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 의지를 알리는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활동"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