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탄핵의 추억’...野, 명태균으로 尹탄핵 ‘최순실 2’ 몰이

2024-10-28     전경웅 기자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판결 직전 태극기 부대의 집회 모습. 현재 태극기 집회의 주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우파로 돌아선 사람들이다. /연합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11월 장외투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시도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선거브로커 명태균 씨를 ‘제2의 최순실’로 만들려는 여론조작도 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명 씨와 ‘주술적’으로 엮여 있고, 이를 통해 김 여사와 명 씨가 인사 개입 의혹과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몰아가겠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조국혁신당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정부 탄핵 집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다른 좌파 군소정당도 동참했다. 그러자 내달 2일 ‘김건희 규탄 장외집회’를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에 따라 11월 16일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탄핵촛불집회’에 참석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은 우선 명 씨를 ‘제2의 최순실’처럼 만들어 탄핵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 명 씨 간의 관계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 씨의 관계처럼 국민들이 여겨지도록 프레임을 짜서 뒤집어씌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김 여사와 명 씨가 ‘주술적인 일로 엮인 관계’라는 점을 부각하면 국민들의 혐오감을 살 것이라는 게 야권의 계산이다. 야권은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조성할 때 최순실 씨가 주술적인 이야기로 박 대통령을 배후조종 했다거나 최 씨의 종교가 주술적 요소가 강하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했다.

이런 프레임 짜기의 밑밥이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다. 강 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 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이고, 김건희 여사는 주술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 씨는 "명 씨는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는 무사, 김 여사는 밖에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에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도, 제 아무리 영험한 주술사를 데려와도 결코 (김 여사) 특검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조국 조국당 대표도 집회에서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야권은 명 씨가 김 여사를 등에 업고 가짜 여론조사로 국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윤 대통령이 이기도록 만들었고, 그 대가로 김 여사를 통해 정부 인사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주부터는 명 씨가 사익을 취하려 정부 정책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여론 조장 당시 최순실 씨가 국정 전반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야권은 이런 선동을 통해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무너지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당시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가 깨지고 10% 미만까지 하락한 뒤 여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왔다. 야권이 노리는 건 여당의 분열로 보여 진다.

그러나 야권의 선동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강혜경 씨의 주장만을 근거로 한 탓이다. 명 씨는 민주당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고, 야권이 제시한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이 ‘탄핵집회’로 여론을 선동하려 하면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층이 더 결속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태블릿PC’ 속임수를 이제는 아는 때문이다. 특히 광화문 집회의 ‘태극기부대’는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등장한 우파 세력이다. 이들이 야권에 격렬하게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