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 막으라고 뽑아줬더니 집안싸움…노비가 설치면 망조"

2024-10-27     전경웅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홍 시장은 검찰에서도 정치권에서도 한 대표에 비해 한참 선배다. 또한 여당 대표로 오래 전에 해본 적이 있다. /연합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거대 야권에 대항해 맞서 싸우라고 당 대표를 시켜줬더니 대통령 공격과 당내 분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비’ 같은 과격한 표현도 사용했다.

홍준표 시장은 27일 페이스북에 "작금의 사태를 우려한다"라며 "소수에 불과한 특정집단의 가조(집안 노비)들이 준동하면 집안에 망조가 든다"는 글을 올렸다. 홍 시장은 이어 "레밍(들쥐) 떼 같은 가노(집안노예)들이 설치면 그 당은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라며 "우리가 피눈물 흘리며 되찾은 정권이다. 모두 한 마음이 되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지난 26일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의 행태를 꼬집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 대적하라고 뽑아 줬더니 야당에는 한 마디도 안 하고 대통령 공격하고 여당내 분란만 일으킨다"라며 "철부지 난동도 정도 문제다. 천신만고 끝에 교체한 정권 망치려고 한 줌도 안 되는 레밍 데리고 도대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냐"라고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이날 오후 홍 시장은 또 글을 올렸다. 그는 "한 번 핀 꽃은 때가 되면 지는 것을 왜 몰랐을까. 큰 권력은 모래성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을 때는 이미 늦었다"라며 "모래는 움켜쥐면 쥘수록 더 빨리 빠져 나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공수래공수거라고 했다. 무욕이 대욕이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이보다 앞서 24일에도 한 대표와 친한계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홍 시장은 지난 23일 윤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다. 이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향해 특별감찰관 임명을 거듭 종용하자 홍 시장은 한 대표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홍 시장은 "정치를 잘 모르니 원내대표 제도가 왜 생겼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원내 사안을 당 대표가 감독하는 건 몰라도 관여하는 건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원내대표의 이야기처럼 "원외 대표이면 원내 일은 원내에 맡기고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경고였다.

이런 경고에도 한 대표와 친한계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대통령실을 향해 ‘개혁’과 ‘민심’을 운운하며 공격을 가하자 홍 시장이 연일 저격에 나선 것이라는 풀이가 용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