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달' 메뉴, 미국 레스토랑을 점령했다

2024-10-23     문은주 기자
쉐이크쉑의 인기 메뉴 고추장 양념 치킨샌드위치. /쉐이크쉑 블로그

미국 식당가에 한국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스위시’(swicy:맵다 spicy+ 달콤하다 sweet)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2일(현지시간) ‘스위시 아이템이 레스토랑 메뉴를 점령하다’ 제하 기사에서 "올해 가장 핫한 식음료 트렌드가 맵고 달달한 맛이며 이런 메뉴들의 상당수가 한국 고추장을 양념으로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조어 ‘스위시’(swicy)에 대해서는 "이 용어가 실제로 메뉴판에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달콤하고 매콤한 음식의 부상을 지칭하는 데 널리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전체 레스토랑 메뉴의 약 10%가 스위시한 아이템을 내놓고 있으며, 이는 지난 12개월간 1.8% 증가한 수치다. 또 이런 메뉴는 향후 4년 동안 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CNBC는 미국 식당에서 인기 있는 메뉴들이 주로 "과일 맛과 다양한 고춧가루(chili powder)를 함께 사용하거나 한국의 매운 고추장과 꿀 같은 소스를 사용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쉐이크쉑의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를 소개했다. 이 샌드위치는 한식에서 영감을 받은 메뉴로 고추장 양념으로 코팅한 치킨 페티를 넣은 것이다.

맛 트렌드 분석가인 케라 닐슨은 미국에서 매운맛과 달콤한 맛의 조합이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최근 매운맛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고 봤다. 그는 근래에는 한식, 특히 매콤달콤한 고추장 소스 인기가 높아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런 맛의 조합을 찾게 됐다고 분석했다. 닐슨은 "이런 트렌드가 확실히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아마도 몇 년은 더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운맛 트렌드는 특히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식 신조어 스위시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맛조합 ‘맵고도 달달한’의 영어 표현으로 보면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떡볶이. 최근 유튜브에서는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호주 한적한 시골 노점에서도 떡볶이와 불닭소스가 인기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