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군도 실전 대비 강화를

2024-10-22     김용식 前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김용식

북한이 1만2000여 명의 병력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한 것은 단순한 군사적 지원을 넘어서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실전 경험까지 축적하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전투에서 얻는 실전 경험은 군대의 전력 강화에 핵심적인 요소이며, 북한은 이를 통해 향후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과거 대한민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군사적 역량을 키우고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했던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북한군의 참전은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 국군은 미군과의 협력 작전을 통해 새로운 무기 체계를 운용하고, 실전 전술을 적용하며 귀중한 전투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통해 국군은 군사적 역량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고, 그 용맹함으로 한국군의 위상마저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이번 북한군의 참전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각종 현대 무기를 실전에서 다루고, 다양한 전투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북한군 전체의 전술적 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군은 솟구쳐 오른 병사 월급에 비해 형식적이고 안일한 병영 문화에 갇혀 있다. 일각에서는 "중대장이 부모에게 일일 훈련 보고를 한다"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실전 대비와는 거리가 먼 훈련 체계가 문제가 된 적도 있다. 보이스카웃 수준의 병영 문화와 훈련 강도, 지나치게 관리 위주로 흐르는 군대 문화는 전시(戰時)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군이 실제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훈련하며 전투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동안, 우리 군은 보여주기식의 단기 군무원을 양성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이러한 안일한 태도가 실전에서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현대 전장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실전에 대한 경험이 없이는 첨단 무기의 운용마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실전에서의 경험은 곧 군사적 자신감과 전략적 노하우로 연결되며, 이는 주로 산에서 전투 훈련하는 우리 군에 비해 현대전에서 중요한 시가전 경험까지 북한군이 체득하게 되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우리 군은 지금부터라도 실전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훈련의 형식과 보고에나 신경 쓰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실제 전장에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험이 부족한 군대는 아무리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전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북한군은 이번 전쟁에서 그 경험을 쌓고 있으며, 우리 역시 그 격차를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위기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예견하는 중국-대만 전쟁까지 실제로 발발한다면, 동북아에서 우리 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기왕 병사들의 월급도 오른 만큼, 우리 군의 훈련 강도 역시 더 높아져도 괜찮다. 북한의 도발에 언제든 맞서 싸울 수 있는 전 병력의 특전사화가 필요하다. 일반 육군, 해군 등이 특전부대와 더 이상 급을 나눌 수 없다. 국가와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희생하는 국군 장병들이 보이스카웃이 아닌 진정한 국토수호의 전사가 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