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면담 후 개혁신당이 ‘빈손 면담’ 선동...부화뇌동한 메이저 언론들

지난 21일 저녁 용산 대통령실에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을 두고 개혁신당(대표 이준석)이 "빈손 면담"이라며 선동에 나서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연합뉴스, 뉴스1 등 주요 언론들이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몇몇 언론사는 기사 본문 내용과 달리 ‘빈손 면담’이라고 결론을 짓는 행태를 보였다. 해당 언론사 데스크급 기자 가운데 일부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처럼 ‘내각제 개헌’ 추종자인 것으로 예전부터 유명했다.

개혁신당은 윤-한 면담 직후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면담이 결국 소득 없이 빈 쭉정이 면담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면담에서) 당정 화해뿐 아니라 국정운영 정상화 대책이 나와야만 했다"라며 "무엇보다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기조 변화를 이끌어 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합의 발표는커녕 현장 반응과 분위기도 함구하고 있다"라며 "여당 대표가 공개제안을 하고도 면담 내용조차 발표하지 못하는 것은 유례없는 최악의 결과, 안 하느니만 못한 면담"이라고 비하했다. 이어 김 수석대변인은 "이번 면담의 유일한 성과는 윤 대통령의 불통과 한 대표의 무능을 확인한 것뿐"이라며 "부질없는 희망을 버리고 특검을 통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싸잡아 비난했다.

하지만 면담 이후 전해진 것처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 주제는 김건희 여사의 대외활동 자제와 같은 것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인사 쇄신과 제2부속실 근무자 선임, 특별감찰관 임명 등 그 자리에서 결론을 낼 수 없는 주제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면담에서 바로 결정할 경우 국회에서 "당정 협의가 안 된다.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한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 개혁신당의 윤 대통령-한 대표 비난은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성과를 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훈수 수준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뉴스1과 연합뉴스를 비롯해 주요 언론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을 ‘빈손 면담’으로 포장하기 시작했다. 한동훈 대표 측근이나 일부 친한계 의원의 주장을 인용했을 수도 있지만 몇몇 언론은 데스크급에서 프레임을 씌운 흔적이 엿보였다.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회장 홍성근)의 주력 통신사 뉴스1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면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라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에 실패하면서 정치권은 김건희 특검 정국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후 포토뉴스 등에는 계속 ‘빈손 면담’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조선일보(회장 방상훈)는 "尹·韓 80분 회동 ‘빈손’…어렵게 만나 할 말만 하고 끝났다"는 제목을 달았다. 개혁신당의 논평과 흡사한 제목이었다. 기사 본문에는 두 사람의 면담이 철저히 ‘빈손’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양측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등 여권 일각에서 나온 이야기만 있었다.

동아일보(회장 김재호)는 아예 [尹-韓 빈손 면담]을 타이틀로 달았다. 기사 본문에는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각자 할 말만 한 채 합의문 발표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빈손’ 회담에 그쳤다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는 대목만 있을 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빈손’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결론 지을 만한 부분은 없었다.

22일부터는 다수의 매체가 尹-韓 면담을 두고 ‘빈손 면담’이라는 표제를 거듭 사용했다. 그동안 여의도와 언론계에서 알려진 데 따르면 개혁신당에 우호적인 중견 기자가 적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내각제 추종세력’이다. 윤석열 정부를 끝내고 개헌을 해서 내각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흥 귀족이 되려는 세력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