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글 논란 與 대변인…친한계 속내인가 정국에 대한 무관심인가
국민의힘 원외대변인이 자신의 배우자를 ‘오빠’라 부른 페이스북 글이 논란을 일으켰다.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선거브로커’ 명태균 씨로 인해 불거진 김건희 여사 논란을 두고 조롱한 게 아니냐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올렸다. 김혜란 대변인은 이 글에서 남편을 ‘오빠’라 부르며, 괄호 안에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라고 적었다.
그런데 ‘오빠’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명태균 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속 ‘오빠’라는 표현을 두고 지난주 야권에서는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온갖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이는 명태균 씨가 지난 18일 "카톡 속 ‘오빠’는 김 여사 친오빠다. 언론 골탕 먹인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조용해졌다.
이런 일을 겪은 시점에서 김 대변인이 ‘오빠’라는 표현을 사용하자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여사를 조롱한 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김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괄호 속 글을 지웠다. 이후 페이스북에다 "오빠는 당연히 제 남편"이라며 "밑도 끝도 없이 영부인 조롱하느냐며 욕설 문자가 많이 오는데 어느 부분이 그렇게 해석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열을 올렸다. 그러면서 "제 전화번호를 누군가 악의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출하고 집단적인 사이버테러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관련자들 모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친윤계에서는 김 대변인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명구 의원은 지난 19일 국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 김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 "김 여사에 대해 명백히 의도적인 조롱"이라고 지적하며 "중요한 면담을 앞둔 시점에서 당 대변인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다른 의원들도 "야당 대변인도 안 쓸 표현이다" "해당 행위이므로 징계해야 한다"며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추경호 원내대표도 "발언에 유의하라는 메시지를 내고, 적절한 대응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동훈 대표 지지층에서 반발했다. 특히 한동훈 대표 팬 카페에서는 "이제는 오빠라는 표현도 금기어가 된 거냐"라며 "그냥 넘어가면 되는데 굳이 논란을 만들어 당내 논쟁을 가열시켜 역효과르 내고 있다"는 등의 반발 움직임이 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내 친윤계와 친한계가 대립하는 데는 김 대변인이 친한계로 분류되는 탓도 있다. 판사 출신인 김 대변인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강원 춘천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7월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당선된 뒤 원외대변인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