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시설 타격등 재보복"...이스라엘 대응에 중동 확전 결정된다

바이든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공격은 안돼…비례적 대응해야" 이란 석유시설·군기지 공격 가능…핵시설 공격은 美지원에 달려

2024-10-03     구필현 기자
이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 /이란 원자력청

이란이 헤즈볼라, 하마스 지도자 등의 암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지난 1일 저녁 (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이란에 강력한 "강력 대응"을 천명한 이스라엘 재보복 시기·방식 등에 따라 중동 정세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세계 주요 언론 등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 정치 안보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란은 오늘 밤 큰 실수를 했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이란을 상대로 공격자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이어온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더 강력하고 더 공개적인 직접 타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공격자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이란의 핵 전문가들과 시설을 타격하거나 이란과 헤즈볼라 그리고 하마스 지도자들을 암살해왔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수십 년간 직접 충돌을 피했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무장 정파와 최근 전투가 급격하게 격화되면서 이란의 직접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과의 확전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이란 전략을 감독했던 전직 고위 안보 관리인 요엘 구잔스키는 "현재 상황은 이전과 다르며, 이란의 공격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일 보도했다.

구잔스키는 이스라엘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란에 대한 응징의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 대응의 강도는 미국의 지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라고 워싱턴의 주요 중동문제 전문가들과 싱크탱크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했지만, 이러한 목소리가 이스라엘의 대응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타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지만 비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과 군 기지를 공격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이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이스라엘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 계정을 통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중앙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고 이 테러 정권을 치명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런던 킹스칼리지의 중동 전쟁 전문가 아드레아스 크리그와 같은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대응이 이란 정권에 대한 장기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