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임윤찬,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 영국 그라모폰상 수상
그라모폰상은 세계적 클래식 시상식...'특별상'도 수상 다소 늦은 7세에 피아노 시작했으나 천재 두각 드러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라 불리는 영국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음반상을 받은 데 이어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는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지난 1977년부터 매년 실내악, 성악, 협주곡, 현대음악, 기악,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 부문으로 나눠 그해 최고로 꼽은 음반에 대해 시상하는 행사다.
임윤찬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 음반상을 받았다. 한국 음악가 중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에서, 첼리스트 장한나가 2003년 협주곡 부문에서 그라모폰 음반상을 수상했지만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인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라모폰은 통상 부문별로 3개 앨범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는데, 올해 피아노 부문에 오른 최종 후보 중 2개가 임윤찬의 앨범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모폰 시상식에서 피아니스트가 한 부문에 2개 음반을 동시에 최종 후보에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임윤찬은 특별상인 젊은 예술가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젊은 예술가상은 음악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청년 음악가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올해로 스무살에 불과한 임윤찬은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피아니스트다. 그라모폰 측은 "임윤찬은 뛰어난 테크닉이 뒷받침되는 재능과 탐구적 음악성을 가진 피아니스트"라고 평가했다.
임윤찬은 일반적인 전공자보다는 다소 늦은 나이인 7세에 피아노를 시작했으나 재능을 알아본 예술의전당 음악 영재 아카데미의 눈에 띄어 일찌감치 영재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재능에 노력까지 겸비한 임윤찬은 2018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를 기록했고 같은 해 열린 쿠퍼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는 3위에 올랐다. 만 15세였던 2019년에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기록하면서 군 복무 대신 ‘예술요원’으로서 계속 음악 활동을 하는 병역 혜택을 받기도 했다.
18세이던 지난 2022년 6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개최되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콩쿠르는 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전 세계의 초청을 받아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임윤찬은 이달까지 폴란드와 그리스 등 유럽 공연을 진행한 뒤 귀국해 오는 12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독일 대표 연주단인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협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