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바이든, 처음으로 중동 전면전 가능성 언급

유엔 수장, 중동 전면전 위기에 "지옥의 문이 열리고 있어" 미·프는 이스라엘·헤즈볼라 갈등 가라앉히려 휴전안 제안

2024-09-26     구필현 기자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UPI=연합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ABC 방송과의 25일(이하 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에서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언급하고 동시에 "획기적인 합의를 통한 휴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중동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며, 전면전 격화 시 이란의 개입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은 25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헤즈볼라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격화하면 "모든 수단으로" 헤즈볼라를 지원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란의 아라그치 장관은 이어 "이 지역(중동)은 재앙 직전에 있다"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레바논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라그치 장관은 이스라엘이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전면전에 참여할 경우, 이는 곧바로 중대한 글로벌 위기로 번질 수 있다.

이란의 개입시 현재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레바논에 국한된 전쟁지역이 중동 대부분으로 확산되며, 이 경우 국제 유가의 급등과 주요 해상 수송로 폐쇄 등 세계적 경제 파장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확전을 막기 위해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며, 협상을 통한 전황의 변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한 중동에서 전면전으로의 확산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가도에도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중동에서의 확전 상황이 미국 정치에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은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AFP=연합

이런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을 가라앉히기 위한 휴전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25일 세 명의 중동 지역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상전 준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으며, 전면전 돌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미국의 중재로 진행 중인 휴전 회담에 참여하며 하마스에 의해 억류중인 자국민의 안전한 귀가를 보장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휴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중동의 긴장은 일시적으로 완화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통보좌관은 2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중동 전면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란의 전면 개입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다소 잠재우는 것으로 해석된다.

커비 보좌관은 "미국은 전쟁 확산을 억제할 충분한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에서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적·군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중동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지만, 휴전 협상과 국제사회의 중재가 성공할 경우 전면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