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민주화 운동가 활동한 중국계 美학자는 '스파이'...유죄 판결

미국에 거주하며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해온 70대 중국계 학자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사실이 드러나 유죄 결정을 받았다.

미 법무부는 뉴욕 동부연방지법 배심원단이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쉬쥔 왕(Shujun Wang, 75)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6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왕씨는 중국 국가안전부(MSS)를 대리해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계 민주화 운동가나 인권 운동가들의 동향을 MSS 요원들에게 몰래 넘긴 혐의로 지난 2022년 재판에 넘겨졌다.

1994년 교환 교수로 미국 뉴욕에 온 왕씨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계속 머물며 지역 대학에서 동아시아학을 가르쳤고, 2003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미 연방수사국(이하 FBI)은 "왕씨는 중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뉴욕시 퀸즈 플러싱 일대에서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후야오방과 자오쯔양 기념재단’의 창립자 중 한 명으로, 이 재단의 구성원들은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친민주주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도자료를 통하여 공개했다.

왕은 이 기념재단을 통하여 미국 내 중국계 민주화 운동가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민주화 운동가 활동으로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는 MSS 요원들에게 넘겨온 것으로 미 검찰은 파악했다.

또한 미법무부의 6일 보도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2006년부터 왕은 공범인 중국 국가안전부 관리 4명의 지시와 통제를 받으며 활동했다.

중국 국가안전부(MSS)는 해외 정보 수집을 담당하며, MSS의 지시에 따라 왕은 홍콩 민주주의 시위대, 대만 독립 옹호자, 미국과 해외의 위구르족과 티베트족 활동가 등 PRC가 전복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단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이 같은 그의 이중생활은 MSS 요원으로 가장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의 함정수사에 꼬리가 밟혔다.

매슈 올슨 미 법무부 국가안보 차관보는 "왕씨는 민주화 운동가로 위장해 뉴욕에 기반을 둔 활동단체에 침투, 회원들에 관한 민감한 정보를 은밀히 수집해 중국 정보기관에 보고했다"라고 말했다.

왕은 중국을 방문할때 마다 MSS 관리들과 직접 회의를 했고, 암호화된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여 MSS로부터 업무를 받고 서면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받은 혐의로 체포되었다.

FBI은 왕의 간첩 공범으로 미국내에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 중국 국가안전국(MSS) 요원들인 펭 허, 지에 지, 밍 리, 케칭 루를 수배중이라고 공개했다.

왕은 6일 유죄 평결로 5개월후인 2025년 1월 9일에 최종 선고를 받을 예정이며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미법무부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