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트럼프, 피해자 신분 면담...FBI 수사 급물살 타나
선거 유세 중 피격 당한 트럼프, 피해자 신분으로 FBI조사 동의 피의자는 슬로바키아 총리 암살 계획 등 검색한 것으로 알려져 美의회 내 TF 구성...보안 사각지대 두고 책임공방에 영향 주목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 도중 피격당한 사건과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에 응하기로 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현지 언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해자 신분으로 FBI와의 면담 조사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반적인 인터뷰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트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사관들은) 목요일에 나를 만나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지난 13일 총격 이후 지금까지 보름 이상 다양한 증거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
새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피의자인 토머스 매튜 크룩스는 집회에 앞서 ‘신중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활동을 은폐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폭발 장치용 부품을 6회에 걸쳐 구매하면서도 부모의 의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FBI 조사에 따르면, 암살을 시도했던 크룩스는 ‘매우 지적인(highly intelligent)’ 사람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가족 외에 친구와 지인이 거의 없는 ‘외톨이(a loner)’로서 무기에 점점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정황도 밝혀져 수사관들은 이런 특성과 사건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들이 수백 건의 인터뷰를 실시하고 용의자의 게임 계정 같은 수십 개의 온라인 계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특히 용의자가 검색한 목록에는 올해 로버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를 상대로 벌어진 암살 시도와 대량 총격 사건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사건 당시 용의자가 케네디 전 대통령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등을 검색한 기록도 나왔다.
이 밖에 크룩스가 사건 이전에 비밀경호국보다 먼저 유세 현장을 찾아 드론을 날 사실도 파악됐다. 용의자는 범행일보다 최소 하루 전과 당일 오전 유세 현장을 찾았고, FBI는 범행 당일 오후 1시 50분에 크룩스가 드론을 11분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토머스 매튜 크룩스의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FBI 피츠버그 사무소 책임자인 케빈 로젝은 "총격 사건의 용의자 크룩스의 차량에서 급조폭발물(IED) 2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폭발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당한 유세 현장 근처의 차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 의회 내에서는 대중 시설에서의 보안 사각지대가 발생한 데 대한 책임 공방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당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별도의 조사를 꾸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총격이 일어나기 약 1시간 반 이상 전에 지역 특공대가 용의자의 존재를 인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계자에 대한 사임 요구가 나오는 등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