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요원 명단유출 군무원 버젓이 근무 중인데...야당은 '침묵'

2024-07-29     전경웅 기자
2022년 11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군정보사 이관 총기류 전시회에 출품된 총기들. /연합

국군정보사령부의 해외·대북 첩보요원 신상정보를 대량 유출한 것으로 알려진 군무원 A 씨가 현재 버젓이 출퇴근하며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해외·대북 첩보망을 사실상 붕괴시킨 사건 핵심 용의자가 구속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 정보사 해외·대북 첩보요원 신상정보 유출 A 씨, 버젓이 출퇴근하며 근무 중

<매일경제>에 따르면, 자신의 개인 노트북에 정보사 해외·대북 첩보요원 신상정보를 갖고 있다 유출된 군무원 A 씨는 방첩사령부의 압수수색까지 당했음에도 현재 불구속 상태로 정상 출근을 하며 수사를 받고 있다. A 씨의 근무 부서는 알려진 것처럼 해외공작부서다. 사건이 터진 부서를 계속 드나든다는 뜻이다.

A 씨는 정보사 간부 출신으로 전역했다. 복무 중 내부 평가는 매우 좋았다고 한다. A 씨는 이후 군무원으로 재취업했다. 신문에 따르면 A 씨 아들도 현재 군 간부로 복무 중이다.

신문은 "역대급 보안 사고가 터졌는데도 사건 전모 파악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방첩 능력 자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내부에서 덮으려다 대응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방첩사령부는 이 지적에 대해 "현재 법적 절차에 따라 철저히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방첩사령부 관계자는 "용의자가 구속되지 않은 데 오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담당 수사팀이 법적 절차에 따라 철저히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군 안팎서는 "내부 고위급 조력자 있을 듯…대통령실·여야 침묵하는 게 이상"

한편 군 안팎에서는 A 씨가 정보사 해외·대북 첩보요원 명단을 유출한 과정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에 대한 국방부와 대통령실, 국회의 반응을 이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10년 동안 7000만 원 상당의 후원과 금품을 받은 수미 테리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사건을 두고선 앞 다퉈 의견을 내놓던 대통령실과 여야가 사상 최악의 보안사고인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는 지적이다.

군 소식통들은 우선 A 씨의 개인 노트북을 통해 유출된 정보사 해외·대북 첩보요원 신상정보가 최대 1000여 명 이상이라는 점을 두고 내부 고위급 조력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어난 정보사 장성 간 하극상 사건과 같은 연장선에서 발생한 사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1급 기밀 생산부대인 정보사는 특성상 활동 관리감독을 주로 국가정보원이 해 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의 권한이 대폭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 특히 해외공작부서 일부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벌이려다 문제가 터졌고, 이를 내부적으로 해결하려다 실패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다른 주장도 있다. 평소 이런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너무나도 조용하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은 전당대회 때문에 정신없을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 비난을 위해서는 사소한 문제도 끄집어내던 야권이 이번 일에는 잠잠한 게 오히려 더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