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먹통 사태’ 더 치명적인 일에도 대비해야
지난 19일 전 세계를 강타한 ‘마이크로소프트(MS)발 먹통’ 사태로 윈도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약 850만 대의 기기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먹통 사태는 MS에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MS 윈도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번 사태로 21일 오전 7시30분 기준 전 세계 항공편 2만9859편이 지연됐고 2424편은 취소됐다. 미국에서 출발·도착하거나 경유하는 항공편의 6382편이 지연됐고 1779편이 취소됐다.
국내에서도 저비용 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 3사의 항공편은 인천국제공항에서 31편, 김포·제주 등 다른 국내 공항에서 61편 등 총 92편이 지연 운항됐다.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자 국내 LCC 3사는 수기 발권으로 체크인을 진행했다. 한 팀당 발권에 5분 이상씩 소요되면서 100미터 이상 줄이 생겨나는 등 대기가 길어지곤 했다. LCC 3사의 IT 서비스가 복구된 것은 21일 오후에 이르러서다.
이번 ‘글로벌 IT 대란’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함께 MS 책임도 크다. 똑같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맥이나 리눅스는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MS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MS는 개인용 PC 운영체제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백본 시스템까지 장악했다. 최근에는 개인 PC 환경에 대한 지배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 MS의 클라우드는 사용자 정보를 모아두는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해둔 국내의 다른 항공사와 인천공항 등은 이번 사태에서도 항공편 및 공항 운영에 차질이 없었다는 교훈을 새길 필요가 있다.
IT시스템 고도화와 전방위적인 확산이 가져오는 편의와 혜택 못지않게, 첨단 기술과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피해와 부작용도 치명적일 수 있다. 첨단 정밀 기기일수록 견고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번 사태가 그 증거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첨단 IT가 가장 광범위하게 도입·적용되고 있는 나라다. 첨단화에 따른 부작용과 위험에 대해서도 더 근본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