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韓 노래·영화 시청했다고 공개처형...휴대전화 수시 검열도

통일부 ‘2024 북한인권보고서’...‘반동사상법’ 공개처형 사례 첫 공개 北, 청년층 외부정보 차단 위해 ‘3대 악법’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한국식 말투‧표현 단속...결혼식 흰색 드레스‧선글라스 착용까지도 처벌 보고서, 강제북송 등 인권침해 이슈들 분석...납북·억류·국군포로 문제도 ‘북한인권홍보대사’ 유지태씨...“재중탈북자 등 인권문제 조명‧보호돼야”

2024-06-28     곽성규 기자
지난 2016년 쿠웨이트 공항에서 포착된 북한 노동자들. /연합

북한 정부가 한국 노래나 영화 등을 시청하고 유포한 주민들을 공개처형 하는 등 외부 정보로부터 주민들을 차단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지난 27일 공개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서는 최근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적용해 주민들을 공개처형한 사례가 처음으로 정부 공개 보고서에 수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황해남도에서 22세 청년이 남한 노래 70곡과 영화 3편을 시청하고 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의해 공개처형됐다. 

보고서에 적시된 다수의 탈북민 증언에 의하면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 등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주민 통제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북한 당국은 특히 청년층을 외부 정보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이같은 ‘3대 악법’을 적극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또한 북한 주민들의 휴대전화기를 수시로 검열해 주소록에 ‘아빠’, ‘쌤’ 등 한국식 말투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단속하고 있으며, 심지어 결혼식에서 신랑이 신부를 업는 행위, 신부가 흰색 드레스를 입는 행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행위 등도 ‘반동사상문화’로 규정해 처벌하고 있는 것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2023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발간된 이번 북한인권보고서에는 작년 보고서의 근간이 된 탈북민 508명의 증언과 함께 2023년 조사한 141명의 증언이 추가됐다. 올해 보고서는 특히  북한인권 관련 국내외 주요 관심사인 정보 통제, 탈북민 강제북송, 해외파견 노동자 등 인권 침해 이슈들을 심층 분석했고, 정치범수용소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도 다뤘다.

◇ 북한인권홍보대사 배우 유지태씨 위촉...“한국사람이라면 북한인권 한번씩은.."

2024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에 위촉된 배우 유지태 씨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위촉식을 마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연합

통일부는 북한인권 실상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2024 북한인권보고서’를 소책자(리플릿) 형태의 ‘요약보고서’와 ‘영상보고서’로도 제작했다. 요약보고서에는 북한인권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증언들을 담았다. 영상보고서는 이를 보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설(내레이션 배우 유지태)과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27일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유지태 씨는 “평소 북한이탈주민의 인권문제, 특히 재중탈북자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문제가 국내외에 알려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사람이라면 북한인권에 대해서 한 번씩은 생각해봐야 한다”며 “재중탈북자, 북한 이탈자 인권문제가 조명되고 보호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위촉식에서 “유지태 배우는 평소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며 “통일부는 북한인권의 실상을 잘 알리기 위해 유지태 북한인권홍보대사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앞으로 유지태 북한인권홍보대사와 함께 북한인권 관련 국내외 행사 및 정책 홍보 등 북한인권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북한인권홍보대사의 임기는 2024년 6월 27일부터 2025년 6월 26일까지 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