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똑똑한데 나라가 문제다

2024-06-27     전광수 정의로운사람들 사무국장
전광수

세계에서 평균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국가는 어디일까? 꽤 오래전에는 유대인, 한동안은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의 평균 IQ가 일본과 대만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5일 핀란드 지능 테스트 기관 윅트콤(Wiqtcom)이 109개국 IQ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2024년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평균 112.30의 일본이었다. 이어 헝가리(111.28) 대만(111.20) 이탈리아(110.82) 순으로 2~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10.80으로 5위. 자존심 상할 일은 아니다. 세계 평균 IQ 99.64보다 11점 이상 높은 수치다. 세계 주요 국가로 분류되는 독일(105.23) 23위, 영국(97.63) 66위, 미국(96.57) 77위였다.

2022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를 바탕으로 한 ‘가장 똑똑한 국가 순위’에서는 싱가포르가 가장 높은 1679점으로 1위였다. 중국은 1605점, 일본과 대만은 각각 1599점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은 1570점으로 5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주관하는 이 시험은 읽기·수학·과학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각국 만 15세 이상 학생의 교육 수준을 평가한다.

두 가지 조사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적으로 머리 좋고 똑똑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 198개 국가 중 한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이니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왜 노벨상은 받지 못하는가. ‘1등만 기억하는 ’ 교육 시스템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일 아닌가.

평균 점수가 100에 수렴하는 IQ 검사 시스템에 따르면, 100~110점 미만인 사람들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지능지수가 70 이하면 지적 장애에 해당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높은 71~84점 사이 사람들을 ‘경계선 지능인’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인구 중 약 13.6%, 약 7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사회생활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장애가 아니기 때문에 특수교육 등의 복지 혜택도 없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n잡러’, 심지어 생활을 ‘본캐’와 ‘부캐’로 나누어 완전히 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대에, 경계선 지능인들은 더욱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평균 지능지수는 이미 충분히 높다. 학업 성취도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니 무조건 1등이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세계 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더 나은 교육제도,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는 선별적인 복지제도를 살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