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너무나 섬뜩한 김남주의 죽창가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이 그토록 짝사랑하는 노래가 ‘죽창가’다. 그가 민정수석 시절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했던 그 노래는 동학운동을 소재로 했다. 하지만 원래의 가사는 이른바 혁명 시인 김남주(1946~1994)가 썼던 짧은 시 ‘노래’가 먼저이며, 여기에 누군가가 곡을 붙였다.
김남주의 시에 나오는 청송녹죽(靑松綠竹)은 푸른 솔과 녹색 대나무, 즉 죽창을 뜻한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다시 한번 이 고을은/반란이 되자 하네/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으로 꽂히는/죽창이 되자하네 죽창이."
무슨 소린가? 반란에 가담해 적의 가슴에 꽂히는 죽창으로 남자는 선동이다. 5년 전 조국이 외쳤던 죽창가란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에게 그 옛날 동학 시절의 죽창을 들고서 반일의 의병 노릇을 하라는 황당한 헛소리에 불과했다.
문제는 지금도 좌파들이 여전히 사랑하는 김남주의 정체다. 이번에 국회부의장이 된 이학영과 함께 남민전 멤버였던 김남주, 30년 전 암으로 사망했던 그는 누구였을까? 그건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광주의 5·18묘역에 묻혀있는 그는 북한도 하지 않을 법한 걸 문학이랍시고 했던 사람이다. 놀랍게도 그걸 대한민국 문단은 ‘전투적 미학’이라고 포장해준다. 보라.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주인이 종을 깔보자/종이 주인의 모가지를 베어버리더라/바로 그 낫으로"(‘낫’ 전문).
해도해도 너무한다. 계급투쟁을 부추기는 살벌한 내용이 섬뜩해서 그만 눈을 감아버리고 싶다. 살인마 조두순도 울고 갈 이런 게 일회성 한풀이에 불과할까? 그럴 리가 없다.
"계급적인 적들을 증오하라. 철저히 증오하라. 남조선에서 민중혁명이 일어나면 최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은 이 사회의 민족 반동세력을 철저하게 죽여 없애는 것이다. 그 숫자는 2백만 정도는 될 것이다. 그래야만 혁명을 완전하게 완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은 역시 남민전 출신 김정익이 자기 책 <수인번호 3179>에서 했던 증언이다. 당시 감방 동기였던 김남주로부터 직접 들었던 것이라며 기록으로 남겼으니 착오의 가능성은 없다. 무섭다. 전두환의 신군부가 권력을 잡지 않았더라면, 좌익세력이 대한민국을 접수했고, 예전 캄보디아 크메르루즈처럼 이 나라를 킬링 필드로 만들었을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오늘 조국에게 다시 물어보자. 당신 아직도 시인 김남주를 짝사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