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있고 이승만·박정희는 없다

2024-03-05     김용식 前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김용식

동상(銅像), 주로 합금을 이용해 사람의 형상으로 만든 조형물을 뜻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히 인물 동상은 해당 인물의 위대함이 더욱 강조되기도 하기에, 동상은 인물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양극단 현상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최근까지도 동상에 관한 이슈가 많다. 수년 전부터 좌파들의 끊임없는 ‘화형식’ 공격을 받는 인천의 맥아더 동상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정율성 동상이 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6·25 전쟁 당시 직접 참전해 중국 팔로군 행진곡과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한 인물이 ‘민주화의 성지’라는 광주에 전시된 아이러니한 상황은 국민적 분노를 낳았다.

단순히 합금으로 만든 형상이 많은 논란을 낳는 이유는, 그 동상이 차지하는 공간뿐만이 아니라 그 공간과 밀접한 공동체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전문가는 "추상적 개념이 가시화했을 때 사람들은 눈앞에 나타난 것을 진실로 믿어 버린다. 이미지는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에 동상이 지니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고 설명한다.

결국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동상을 세우는 이들은, 동상을 통해 우리 사회와 후대가 자신들이 원하는 특정 방향의 사고를 계속하기를 바랄 것이다. 보수우파 진영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이승만 대통령 동상 철거와 박정희 대통령 동상 훼손을 방관했다. 대한민국에 좌파 진영의 상징성 있는 조형물들이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것을 허용했다.

영화 ‘건국전쟁’ 덕분인지 우리 진영 내 역사적 자긍심과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고 자성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홍준표 대구시장도 "달빛 철도 축하 행사차 광주를 가보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 흔적이 곳곳에 스며 있었다. 대구시를 돌아보니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흔적이 보이지 않아 참 유감스러웠다"라며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앞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은 어떠할지 검토 중에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정전 70년이었던 지난해, 6·25전쟁 최고 전적지인 경북 칠곡군 다부동에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역시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적기념관에는 최후 저지선인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을 막아낸 영웅 백선엽 장군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다.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 조선 이순신 장군 등 정확한 얼굴 생김새를 본 적은 없지만, 과거 기록을 토대로 동상을 세워 그들의 기개와 정신을 이어가는 것은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반만 년에 이르는 가난과 고통을 끊어낸 현대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의 정신을 후대에 알리고 이어가는 것은 더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숨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말자던 홍준표 시장의 과거 발언이 떠오른다. 당당하게 국민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