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 사진전 ‘모든 길은 역사로 통한다…’ 개막

2024-02-26     임소율 기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27일 개최되는 사진전 ‘모든 길은 역사로 통한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140년’에서는 ‘카를로 로세티’ 컬렉션의 귀한 사진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은 한양 상급학교 대수학 시간. /이탈리아 지리학회 제공

한국과 이탈리아의 140년 우정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사진전 ‘모든 길은 역사로 통한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이 열리고 있다. 26일 오후 3시 대한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 사진전은 이탈리아와 조선의 수교 직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여정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카를로 로세티’ 컬렉션의 귀한 사진들이 한 곳에 모였다.

당시 한양(서울)의 학교 모습을 담은 사진을 비롯해, 동대문 대로를 촬영한 사진, 두 남성이 바닥에 앉아 장기를 두는 모습을 담은 사진, 제68 적십자병원’의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이 눈길을 끈다. 1902∼1903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양의 학교 모습이 단긴 사진에는 한복에 갓을 쓴 남성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칠판을 바라보고 있다. 칠판에 적힌 건 다름 아닌 2차 방정식, 수학 시간의 모습이다. .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동대문 대로를 촬영한 사진에는 기와집이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서 있고, 백의(白衣)를 입은 사람들이 그사이를 오간다. 카를로 로세티는 ‘파리가 프랑스 그 자체인 것처럼 서울은 곧 한국’이라는 글을 남겼다. 두 남성이 바닥에 앉아 장기를 두는 모습을 담은 사진 ‘어려운 행마(行馬·바둑이나 장기 등에서 말을 씀)’에서는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전시는 1950년대 한국과 이탈리아의 만남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탈리아는 6·25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지만 국제사회의 요청을 받아 의료부대를 파병했다. 이들은 전쟁에서 다친 병사뿐 아니라 민간인 수만 명을 치료하며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보듬었다.

‘제68 적십자병원’의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은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처음 공개된다. 사진에는 1대 병원장이었던 루이지 코이아 대위와 그의 뒤를 이은 파비오 펜나키 소령의 모습, 부대원들이 각종 물품을 옮기는 모습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영상엔 제68 적십자병원에서 임무를 수행한 참전 용사들의 생전 인터뷰가 담겼다. 그밖에 음악, 스포츠, 패션,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성장해오고 있는 두 나라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주제곡 ‘손에 손잡고’를 작곡한 조르지오 모로더, 2022년부터 여자 프로배구단 흥국생명을 이끄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등의 사진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피사의 사탑’을 모티브로 한 ‘포토존’ 도 마련됐다. 전시는 27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이어진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140년 우정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사진전 ‘모든 길은 역사로 통한다,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