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음악' 느꼈던 곡들 선정…임윤찬의 플레이리스트

2024-01-30     임소율 기자
클래식 스타 연주자 임윤찬이 어릴 적부터 즐겨 들었던 피아노 곡을 모아 만든 클래식 플레이리스트가 애플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사지은 반클라이번 콩쿠르서 연주하는 임윤찬. /반클라이번 재단

클래식 스타 연주자 임윤찬이 어릴 적부터 즐겨 들었던 피아노 곡을 모아 만든 클래식 플레이리스트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임윤찬은 총 39분 분량의 8개 트랙을 ‘피아노의 황금기’라는 제목으로 묶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꾸렸다.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프리드만이 연주한 소팽 연습곡, 디누 리파티가 표현한 슈베르트, 재즈 피아니스트 아트 테이텀이 연주한 드보로자크의 ‘유모레스크’, 러시아계 영국인 피아니스트인 마크 함부르크가 연주한 쇼팽의 ‘야샹곡 2번 내림마장조’, 소련 시대의 두 피아니스트, 유리 에고로프와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의 레코딩들이 포함됐다.

특히 반다 란도프스카가 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아리아를 비롯해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전주곡이 눈에 띈다. 임윤찬은 29일 애플뮤직클래시컬 한국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아 이게 피아노 연주구나’, ‘이게 진정한 음악이구나’라고 느껐던 곡들이다"며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했다.

그는 "제가 (플레이리스트)에 놓은 음악은 저에게 큰 충격과 희망을 줬던 음악들"이라며 "제가 받은 그런 느낌을 다른 분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고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윤찬은 이날 간담회 행사에서 쇼팽의 연습곡 세 곡을 잇달아 연주했다.

2004년생 임윤찬은 2022년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연소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당시 실시간 유튜브 방영으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의 ‘신들린 듯한’ 연주를 선보여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최근에는 그가 우승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 전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크레센도’가 나와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콩쿠르에 출전한 30명이 한자리에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 영화 속에는 가장 앳돼 보이는 임윤찬의 모습이 가장 눈에 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임윤찬은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건 그저 음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음악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영재아카데미(예술의 전당)에서 초등2학년이던 임윤찬에게 3년간 음악이론을 가르친 작곡가 임경신은 "또래 아이들과 매우 다른 성정의 인상적인 제자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2020년 예원학교를 전체수석으로 마치고 2023년 한국종합예술학교를 졸업한 임윤찬은 현재 스승인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따라 미국 명문 음악대학원 뉴잉글랜드 음악원(NEC)에서 유학 중에 있다.

이달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의 취임을 기념한 임윤찬의 ‘황제’ 협연 연주는 아름다운 선율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콩쿠르로 유명해지는 것보다 해당 음악가들의 세계와 시대를 깊이 파고드는 탐구심을 가진 임윤찬의 차분한 해석과 절제된 연주가 돋보이는 자리였다. 다음은 임윤찬의 애플뮤직 클래시컬 플레이리스트

1. 쇼팽: 12개의 연습곡(이그나츠 프리드만)

2. 쇼팽: 발라드 1번 사단조(스타니슬라프 네이가우스)

3.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

4.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반다 란도프스카)

5. 쇼팽: 야상곡 2번(마크 함부르크)

6. 슈베르트: 4개의 즉흥곡(디누 리파티)

7. 슈베르트: 16개의 독일 무곡과 2개의 에코세즈(유리 에고로프)

8. 리스트: 이졸데의 죽음(블라디미르 호로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