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국의 컬처&트렌드] 선한 영향력 대중스타

2023-12-27     양일국 문화평론가·정치학박사
양일국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 ‘디 에라스’(The Eras) 투어 60회 공연으로 1조3700억 달러의 표를 팔아 신기록을 세웠다. 회당 평균 7만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공연이 열리는 곳마다 지역 경기가 살아났다고 한다. 훤칠한 키(180cm) 만큼이나 통 큰 기부도 화제다. 2020년과 2023년 토네이도 피해를 입은 테네시, 2016년 홍수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에 각각 100만 달러씩을 쾌척했다.

연예계 선행에 있어 아직 마이클 잭슨을 넘을 만한 후배는 없는 듯하다. 그는 1984년 ‘빅토리 투어’로 벌어들인 7500만 달러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이는 당시 가장 많은 공연 수익인 동시에 기부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듬해 그가 주도한 자선 음반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로 벌어들인 약 6000만 달러 이상이 아프리카 난민들을 살리는 데 쓰였다. 비슷한 예로 1984년 영국과 아일랜드 출신 뮤지션들의 자선 프로젝트 ‘밴드 에이드’(Band Aid)가 ‘그들은 크리스마스인 걸 알까요?’(Do They Know It’s Christmas?)를 발표해 약 2400만 달러의 수익금을 아프리카로 보냈다. 1986년에는 록·메탈 뮤지션들도 아프리카 돕기에 동참해 ‘히어 앤 에이드’(Hear’n Aid)를 결성, 3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악마의 음악이라는 오명을 벗는 데 일조했다.

국내에서는 가수 하춘화가 2021년 기준 200억 원이 넘는 기부를 해온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부동의 기부천사 1위에 올라있다. 이어 장나라가 약 130억, 조용필 88억, 아이유도 35억 이상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집계됐다. 새해에는 정치권 언저리를 기웃거리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들도 지갑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끝으로, 남달리 자선에 앞장섰던 해리 벨라폰테(1927-2023), 티나 터너(1939-2023), 조지 윈스턴(1949-2023)이 올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들의 선행과 착한 마음이 아름다운 음악 못지 않게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