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이 고약하고 위험한 일본을 이웃 나라로 주셨을까?”

“이웃 나라와 사이가 안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과 같은 이웃을 둔 나라는 한국뿐입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 고약하고 위험한 나라를 이웃 나라로 주셨을까요? ‘한민족 디아스포라’라는 ‘흩어짐의 초월적 의미’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사를 이루기 위한 비밀스러운 경륜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한국교회를 향한 시대적 소명은 ‘북한과 일본’을 향한 선교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에서 ‘섭리사관에서 본 한일 근대사’를 주제로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44회 영성학술포럼 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박호용 교수(전 대전신대 구약학 교수, AJAB학회 대표)는 이같이 설명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예수께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 하셨을 때, 가장 가까운 두 나라가 바로 하나님이 이 시대 한민족에게 원하시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먼저 “‘섭리사관’이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한국민 또는 한국교회와 관련된 많은 역사적 사건 속에 어떤 식으로 개입하셔서 그 같은 역사적 결과가 나타났는지 설명하는  관점”이라며 “일반사 3간(시간·공간·인간)을 초월해 한국민과 관련된 주변 모든 나라와 사건들의 유기적 관계를 ‘하나님 관점’에서 조명한다. 가령 1910년 한일 강제병합을 한국인·일본인 관점이 아닌, 하나님 관점으로 보면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대화와 복음화는 한일 근대사를 이해하는 두 기둥”이라며 “일본은 복음화와 거리가 먼 근대화의 길’을 간 반면, 한국은 근대화에 늦었지만 복음화에 기초한 근대화의 길을 갔다. 일본이 추구한 길은 근대화 슬로건 ‘서구를 닮자’에 있었고, 한국이 추구한 길은 복음화 슬로건 ‘예수를 닮자’에 있을 만큼 양국의 길은 달랐다”고 비교했다. 

그는 “일본은 기독교가 뿌리내리기 힘든 나라로 변해갔고, 한국은 기독교가 뿌리내리기 좋은 토양이 됐다”며 “섭리론적 관점에서 하나님께서 카이로스적 때가 찰 때까지 조선을 숨겨 두셨다고 할 수 있다. 근대화가 늦어진 조선은 결국 멸망했지만, 일본과 달리 근대화보다 복음화를 통해 한민족을 위대하게 쓰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경륜이 있었다. 단지 때가 찰 때까지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사람들이 잘 몰랐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한민족 복음화를 위해 4단계 ‘끊어내기’ 전략을 구사하셨다”며 “청일전쟁(1894)을 통해 중국(청나라)을, 러일전쟁(1904)을 통해 러시아를 끊어내셨다. 한일 강제합방(1910)으로 미국을 끊어냈고, 태평양 전쟁(1945)으로 일본마저 끊어내셨다. 한일 근대사 105년 역사는 한국 복음화를 위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놀라고도 절묘한 시나리오”라고 했다.

◇“천황 숭배 일본 패망케 하시고 역사 주관자 하나님이심 만천하에 드러내셔”

“왜 조선은 중국·러시아 또는 미국 등 서구 열강이 아닌 일본 식민지가 됐을까요? 우리 민족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기독교 국가인 미국을 통해 조선을 일본에 넘겨주도록 강권적으로 역사하셨고, 민족이 일제에 의해 말살될 위기 상황에서 미국을 통해 일본을 멸망시켜 한국을 해방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죠. 결국 미국과 한국은 구한말 때부터 선교사들을 통해 굳건한 동맹 관계를 유지했고, 미국처럼 한국도 기독교 국가가 됐습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조선이 중국·러시아·미국 대신 일본에 넘어간 것은 절묘한 ‘신의 한 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이 중국의 속국이 됐다면 유교적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훗날 공산국가가 되기도 했다. 미국도 오히려 한국을 일본에 넘겨주는 일에 동조함으로써, 한국은 일본의 속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서구 열강 식민지가 됐지만, 한국만 유일하게 아시아 국가인 일본 식민지가 됐다”며 “결국 중국은 유교와 공산주의, 러시아는 정교회와 공산주의, 일본은 신도와 천황제 등 동아시아 3국 모두 비복음적 국가로 전락했지만, 한국만 복음적 국가가 됐다. 여기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어떻게 쓰고자 복음화 국가로 남게 했는지가 분명해진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바벨론 포로 7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고난 속에서 지난날을 반성하고 정체성과 사명을 다시 분명히 하는 최고의 창조적 민족으로 재탄생됐다”며 “마찬가지로 일제 침략과 강점기 70년(1875-1945) 동안 한국인도 고난 속에 지난날을 반성하고 정체성과 사명을 다시 분명히 하는 최고의 창조적 민족으로 재탄생했다. 그러기에 ‘조선의 최후’는 ‘하나님의 최선’이었다”고 했다.

그는 “한일 근대사를 포함한 인류 역사에 대한 결론은, 세상의 마지막 싸움은 결국 ‘사상 전쟁’이라는 것”이라며 “한일 근대사로 보면 ‘주군 천황을 섬길 것인가,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섬길 것인가’에 있다. 장쾌한 대하드라마 ‘조선의 최후’ 105년 역사는 하나님이 써간 ‘영적(사상) 전쟁의 대서사시’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은 하위 신분인 무사가 상위 신분인 주군에게 절대 충성하는 사무라이 전통을 이어왔다. 이후 메이지 유신은 섭리론적으로 일본 근대화를 이끌었지만, 천황제 이데올로기를 세워 일본을 패망으로 내몰았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일본을 이끄신 역사 섭리”라며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는 인간의 신격화를 자행한 일본이 결국 멸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은 유교를 기반으로 선비 정신에 입각한 문사의 전통을 이어왔다. 그러다 19세기 말 기독교가 들어와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선택했다”며 “민족종교로서 기독교가 유교를 대체한 사건이 3.1운동이다. 동아시아 최초로 문명 대국을 이룩한 일본은 조선을 멸망시켰지만, 하나님은 천황 숭배 제국 일본을 패망케 하시고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만천하에 드러내셨다”고 했다.

◇“한국 미래, 경제대국‧군사대국 아닌 전세계 복음전하는 제사장나라 되는 것”

“‘조선의 최후’ 105년 역사는 세상 나라가 하나님 나라 되게 하신다는 성경 말씀(계 11:15)의 성취입니다. 105년 역사를 ‘일본 근대화’와 ‘한국 복음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일본 근대화라는 ‘알파’로 시작해 한국 복음화라는 ‘오메가’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대하드라마였습니다. 첫 35년 동안 서막 이후 중간 35년 동안은 ‘십자가로 가는 길’이었고, 그 절정은 ‘한일 강제병합’이었습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마지막 35년은 ‘부활로 가는 길’이었고, 피날레는 ‘일본 패망과 한국 해방’이었다”며 “따라서 이스라엘 바벨론 포로 70년처럼, ‘조선의 최후’ 70년 역사는 ‘십자가-부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조선의 최후’는 하나님이 기획·연출하시고, 한국과 일본이 주연을, 중국·러시아와 미국 등 서구 열강들이 조연을 맡아 이뤄낸 한 편의 감동적이고 장쾌한 명품 대하드라마”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드라마에서 일본은 하나님의 경륜을 이루어가는 심부름꾼이자 일개 종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하나님의 원수가 아니다”며 “일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 뜻을 이뤄간 하나님의 도구요 방편일 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조선의 최후’는 하나님의 섭리 관점이 아닌, 한일 양국 국민이 빚어낸 인간의 역사로 봄으로써 민족사에서 가장 불행하고 실패한 역사로 규정돼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은 아직도 제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불행한 내일을 또다시 준비하는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의 성공과 실패’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 역사를 하나님 시각에서 재해석해야 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미래는 일본이나 중국처럼 경제 대국이나 군사 대국에 있지 않고,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제사장 나라가 되는 데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날 일본이 행한 잘못을 용서하고 그들을 품으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진정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일이자 한민족과 한국교회가 살고 번영하는 길”이라며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3:21)’는 말씀에 따라, 우리가 은혜로 먼저 받은 가장 좋은 선물인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을 전해 주자. 그것이 한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서는 김영한 원장(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이 개회사를 했고, 박 교수의 주제 발표 후 이은선 교수(안양대 명예교수)가 논평을 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섭리사관적 해석에 대한 신학적 관점’이란 제목으로 개회사로 전한 김영한 원장은 “한국이 이스라엘의 선민 직분을 대신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선민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한국은 제2의 이스라엘로서 세계 선교의 도구가 되는 소망을 갖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