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은 일반전쟁과 다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한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양측은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있지만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전쟁을 멈출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인 이스라엘이 이 전쟁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이같은 사실에서 유추해 볼 때, 이 전쟁이 끝나는 날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궤멸했다고 확신하는 날이 될 것이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민간인 사망자 숫자는 1400명에 이르고 있다. 이를 인구 비례로 계산하면 미국 국민 5만 명이 사망한 것과 같다. 10월 7일의 공격을 ‘이스라엘이 당한 9·11’이라고 규정한 이스라엘은 공식 선전포고를 했다. 1973년 욤 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선전 포고를 단행한 것이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치밀한 계획 하에 하마스의 괴멸을 목표로 공격 작전을 시행 중이다. 폭격과 포격작전 이후 이스라엘 군대는 직접 가지 지구에 진입 시가전을 벌이고 있으며 하마스가 구축해 놓은 480Km의 땅굴을 공격하고 있다. 하마스는 민간인을 방패 삼아 방어 전투를 벌이는 비겁한 행동을 보이고 있으며, 그로 인해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벤자민 네타냐후 총리를 떨떠름하게 생각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 직후 이스라엘을 방문,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 후 이스라엘에 대해 전쟁의 법칙(Laws of War)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전쟁을 수행하는 이스라엘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전쟁의 법칙에 따라 전쟁하는 나라는 승리할 수 없다.
테러와의 전쟁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잔인할 수밖에 없다. 원인 자체가 잔인하기 때문이다. 네타나후 총리는 자신의 저서 <테러리스트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에서 현장 사살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주장했다. 생포할 수 있는 상황일 경우라도 말이다. 생포된 테러리스트 자체가 수많은 테러를 유발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적에게 처절한 보복을 위협함으로써 적의 공격 의지를 사전에 제압하는 것이 일반전쟁의 원칙이다. 전쟁 억제(Deterrence) 혹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최선의 전쟁방식이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은 억제할 수 없다. 죽으려고 달려오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테러리스트들은 선제적으로 찾아가서 죽여야 한다. 잔인하다고 생각되는가?
200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는 여객기가 납치되어 10만 명이 모여 있는 축구장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고 하자. 당신이 납치된 여객기를 바짝 뒤따르고 있는 전투기의 조종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