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행사, 10년만에 서울 한복판에서
대한민국 국군이 건군된 지 75년이 됐다. 1950년 10월 1일 6·25전쟁 당시 38선을 돌파해 북진한 날을 국군의 날로 삼아 매년 기념해 온 것도 73년째가 된다.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남자들은 모두 젊은 시절 몇 년 동안 군복을 입고 살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40개월을 군복을 입고 살았던 기억이 있다. 장교로 근무했지만 국군의 날 근무지에서 가까운 도시의 길을 걷다가 시민들로부터 작은 선물을 받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는 결정적으로 군사력의 부족함에서 도출된 것이었다. 군사력이 약했기에 거의 1000회 가까운 외적의 침략을 받았다. 군사력이 약했기에 나라를 빼앗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75년 대한민국 역사는 상대적으로 군사력이 가장 막강했던 민족사의 한 부분이다. 막강한 대한민국 국군은 주한미군과 더불어 대한민국이 70년 이상 장기간 평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한 원천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6위권의 국방비와 군사력을 보유한 강력한 국가 중 하나다. 대한민국을 부인하고 적화통일을 하려는 북한과 1:1로 싸운다면 대한민국의 승리는 100% 확실하다. 그런데 북한과 싸워 승리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전략이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사상에 굳건히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거의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은 정상 국가라고 보기 힘든 나라였다. 국군의 날 행사를 국민이 전혀 볼 수 없는 곳에서 숨어서 했다. 필자는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해서 ‘왜 외진 곳에 숨어서 행사를 하느냐?’며 불만을 표출한 적이 있었다. 북한이 화낼까봐 라는 비겁함이 국군의 날 행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2023년 9월 26일 대한민국은 다시 서울시 한복판에서 국군의날 행사를 벌인다. 각종 국산 신무기가 등장할 것이며 주한미군 전투부대도 사상 처음으로 한국군 퍼레이드에 동참한다고 한다.
국제정치는 언제나 힘의 정치(power politics)다. 그리고 평화를 위해서 국가들은 힘을 과시(demonstration of power)해야 한다. 국민에게 밥도 못먹이는 북한이 일 년에도 몇 번씩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과 대한민국 국군의 퍼레이드를 비교할 필요가 없다. 식민지 출신 중에서 최초로 선진국 대열에 오른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사력을 당당하게 과시함으로써 북한의 침략을 억제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서 수고하는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에게 감사하자. 또한 이 나라의 안전을 위해 이역만리 외국에서 수고하는 미군 장병들에게도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