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국의 컬처 & 트렌드] 100세시대 롤모델 뮤지션들

2023-09-13     양일국 문화평론가·정치학박사
양일국

노익장 전성시대다. 최근 밴드 예능 프로그램 ‘불꽃밴드’가 인기를 끌면서 1977년 데뷔한 밴드 사랑과 평화가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조용필(73)은 작년 연말 젊은 감성의 신곡을 내며 공연 매진을 이어갔고, 나훈아(76) 역시 지난 7월 새 노래를 유튜브 인기 뮤직비디오 10위권에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주 롤링 스톤즈의 신곡 ‘앵그리’(Angry)가 공개 3일 만에 유튜브 조회 1350만 회를 넘었다. 1962년 데뷔한 이 밴드는 73세 기타리스트 로니 우드가 막내다. ‘예스터데이’를 부른 폴 매카트니(83)는 현재 순회공연 중이다. 지난 2015년 내한공연 때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쉬지 않고 40곡을 원키로 완창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의 장수 비결은 역시 자기관리다. 폴 매카트니는 1975년 도축장의 실상에 충격을 받은 이후 채식을 계속 해오고 있다. 700명에 달하는 그의 공연 스탭들도 채소 외에 달걀과 우유 정도만 허락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팔순의 믹 재거도 오래전부터 소식과 운동으로 허리 28인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반세기 넘게 악동 이미지로 살아왔지만, 주치의의 휴식 명령에는 철저히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의 푸른 잔디’를 부른 톰 존스(83)도 연말 공연을 준비 중인 현역이다. 그는 60년대부터 마약을 멀리하고, 술 대신 운동과 잠을 택한다고 밝혔다. 과음으로 85년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를 망쳤던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79)도 이후 건강관리에 전념하고 있다. 34세인 작가 스칼렛 샤벳과는 2014년부터 연인 사이를 이어오고 있다.

유엔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4세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노장 뮤지션들의 건재함을 보며 아직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얻고, 또 이를 젊은이들과 나누는 추석 연휴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