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에서 혼비백산 했던 일
언젠가 TV에서 기절초풍할 장면을 접했다.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자기들을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부끄러운지 얼굴에는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성매매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 몰랐다. 음지에서 행해지는 현상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자기들이 근로자라고 주장하니 기절초풍할 노릇이었다.
물론 어려운 처지 때문에 그 길에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취업이 안 되고 수입이 적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서, 혹은 빚에 매여서가 그 이유일 테다. 하지만 근로자라고까지 우기며 성매매 합법화를 요구해도 되나.
선진국들도 허락하는 제도를 한국은 왜 못해 주는지 모르겠다고 제법 ‘열린 생각’을 피력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했다. 선진국이 하는 일이면 다 따라야 하나, 그건 그 나라 사정이고 한민족은 자기 취향과 정서에 맞게 살아야지.
그 여성들 처지가 안쓰럽긴 하다. 하지만 어려운 처지에도 건전한 노력으로 살아가는 여성이 더 많다. 성매매를 직업으로 인정해달라고 언론에까지 나서다니.
물론 정부와 국민에게 정책적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순 있겠다. 사각지대 취약 여성에 대한 배려와 노력이 좀 더 있게 된다면 성매매가 많이 줄고, 적어도 근로자로 인정해달라는 ‘당당함’만은 나타나지 않겠는데 말이다.
한번은 우연히 청량리에서 혼비백산한 적이 있었다. 친구 만나러 가다가 길을 헷갈려 골목에 들어섰는데 이상한(?) 여자들이 보였다. 괜히 유심히 봤다가 망신할 뻔했다. 나중에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하니 눈길을 잘 못 주면 달려든다고 했다. 부끄럼 세포가 상실된 여자들이라고 비하하는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근로자로 인정해달라고 할 만한 용기가 그래서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 생각에는 대한민국에 이런 비윤리적 현상들이 더는 나타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선진국들이 아무리 어쩐다 해도 따라 하지 말 것은 따라 하지 말아야지, 선진국 것이라면 모기를 보고도 잠자리라고 부르는 식의 추종은 어리석다.
통일되어 북한 사람들에게 선진문화를 안내할 때 이상한 ‘근로자’의 요염한 얼굴이 나타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